“방송질 높이는데 애쓸 생각”/새로 방송위원장된 고병익씨(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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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주어진 권한 외부간섭 안받을 것”
방송위원회 신임위원장으로 선출된 고병익씨(67)는 8일 선출직후 『방송의 질을 높이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공정·공공성을 지키는데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변화를 겪고 있는 방송계 못지 않게 방송위에 쏠리는 관심이 높아져가는 시점에서 위원장직을 맡게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는 고위원장은 이 때문에 방송위의 독립성 유지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욱이 법적인 위상에도 불구,방송위가 주로 방송심의에 그치는등 제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불신이 적지 않다는 지적을 부분적으로 시인한 그는 『앞으로 방송인의 신뢰회복을 위한 작업을 벌여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정부·방송사·시청자 사이에서의 관계를 제대로 파악한 뒤 구체적 방향을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예로 방송위가 연수·연구기능 및 방송사의 이사추천권을 갖고 있으나 방송의 공공·공정성을 지키자는게 주목적인 만큼 특정정치세력·이익집단·사상에 치우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반면 공익자금 사용과 예산문제 등을 놓고 정부와의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는 외부시각에 대해서는 『조직의 운영에는 어떤 테두리와 기준이 있는 점을 감안,법상 정부와 협의토록 돼있는 것은 지켜야하지 않겠느냐』고 반문,정부와의 마찰을 최소한으로 줄이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그대신 직무상 주어진 권한은 어떠한 외부간섭도 받지 않도록 돼있고 그렇게 해나갈 생각』이라고 밝힌 고위원장은 방송사와 시청자들 사이에서의 입장에 대해 낙관론을 펼쳤다.
최근 방송프로그램 징계와 관련,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두고 『방송현업인들이 자율성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 마련에 힘을 기울이는 한편 시청자들의 불만처리업무에도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일부에서 주장하듯 법개정을 논의하는 것보다 현재의 방송법에 명시된 기능과 역할만이라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더욱 시급하다고 밝힌 그는 언론기본법에 기초한 5공시절의 옛 방송위원장 시절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김기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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