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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 "조국과 알라 위해 희생" 사형 확정 후 쓴 편지 공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나는 이제 작별을 고해야 합니다. 조국과 알라(유일신)를 위해 나 자신을 희생할 것입니다. 알라는 나를 진정한 남자 그리고 순교자의 대열로 이끌 것입니다."

두자일 마을의 시아파 주민 148명을 학살한 죄목으로 26일 사형이 확정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편지가 27일 공개됐다. 11월 5일 사형선고를 받은 직후 자필로 쓴 것이다.

후세인은 "신이 원한다면 평온한 마음으로 사형집행을 받아들이겠다"며 자신의 희생을 통해 이라크인들이 단결해 미군과 싸울 것을 촉구했다. 그는 "단결만이 노예로의 전락을 막을 수 있다"면서 침략자들에 대한 저항과 지하드(성전), 무자헤딘(전사) 등을 칭송했다.

그러나 후세인은 점령국 미국과 적국인 이란과 싸워야 하지만, 그 국민과 미군 주도 다국적군을 증오하지는 말라고 당부했다. 후세인은 "증오는 인간이 공정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지 않고 생각의 문을 모두 닫는가 하면 당신을 맹목적으로 만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라크 최고 항소법원은 후세인 전 대통령에 대한 1심의 사형판결을 확정하고, 앞으로 30일 이내에 사형을 집행하도록 명령했다.

후세인 전 대통령이 이끌던 바트당은 27일 성명을 발표해 "만약 우리 지도자인 후세인이 처형된다면 어떤 대가를 지불하든, 장소를 막론하고 미국에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위협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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