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무역적자 동반 증가/경제(지난주의 뉴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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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수출 2년만에 처음 두자리수 늘어/여신관리 개편… 주력업체 선정 분주
1·4분기(1∼3월) 수출이 88년 4·4분기이후 2년만에 처음으로 두자리수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그러나 수입은 올들어서도 계속 더 큰 폭으로 증가,경상수지적자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국제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등장하자 정부는 대기업의 업종전문화를 유도할 수 있도록 여신관리제도를 개편,오는 6월부터 시행에 들어가기로 했다.
○올 목표치 절반 넘어서
○…상공부의 잠정집계에 따르면 1·4분기중 수출(통관기준)은 1백53억2천8백만달러로 작년 같은기간에 비해 10.2% 증가했다.
걸프전이후 국제원유가가 안정세를 나타낸데다 선진국의 점진적인 경기회복조짐과 중동지역 수출확대 등으로 그동안 부진했던 전자·전기·철강·자동차 등 주력업종의 수출이 활기를 띤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수출용 원자재의 해외 의존도가 심화,수출이 늘어날수록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중 수입은 전년동기비 25.1% 증가한 1백97억8천6백만달러에 이르러 무역수지 적자폭은 분기별 사상 최대인 44억5천7백만달러를 기록했다.
정부는 당초 올해 무역수지 적자폭(통관기준)이 70억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불과 3개월만에 이의 절반수준을 넘어섰다.
게다가 수입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원유의 소비가 계속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고 해외여행 자유화에 따른 여행경비 지출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업계 판도 큰 변화 예상
○…새로 개편된 여신관리제도가 오는 6월부터 시행된다.
여신관리대상 계열기업군의 선정기준이 현행 총 여신(대출과 지급보증의 합계) 1천5백억원이상에서 금융기관 대출금 기준 상위 50대그룹으로 바뀌고 각 그룹이 선정하는 주력기업(업종 전문화기업)은 여신관리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에 따라 이제까지 여신관리를 받던 미원·동양·한보·해태·세일(구통일)·풍산금속 등이 빠져나가고 삼양사·벽산·우성건설·조양상선·진로·동양화학 등 6개그룹이 대출한도(바스킷) 관리를 받는 30대 계열기업군에 포함됐다.
또 그룹별로 바스킷 관리에서 제외되는 주력업종을 오는 20일까지 주거래은행에 신청,이달말까지 확정지을 계획이다.
주력업종은 당초 제조업으로 제한하려는 것을 서비스업종으로까지 확대했다.
주력업종은 앞으로 금융기관에서 돈을 얻어쓰는데 별 제한을 받지않기 때문에 업계 판도변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그룹마다 경쟁위치에 있는 다른 그룹들이 어느 업체를 선정하는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에너지 절약 대책 추진
○…걸프전을 계기로 에너지절약에 바짝 높아진 관심을 업고 정부가 「에너지절약 중장기대책」을 마련중이다.
동자부가 입안중인 이 방안의 주요 내용은 절전할 가전제품 구입때 보조제도등 절약유인책과 함께 아파트 냉·난방온도의 법적 규제,기름소비가 많은 승용차의 판금등 강제조치도 많아 일단 정부의 강력한 에너지소비절약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안에는 국민생활에 불편을 주고 기업부담을 증가시키는 조치도 적지 않아 관계부처 협의등 최종 확정까지는 적잖은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이는 걸프전 종전후 자가용 10부제운행 연장이 논란끝에 폐지된데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국민과 기업이 자발적으로 에너지를 절약하는데는 한계가 있고 따라서 일정한 수준의 강제가 요구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에 앞선 설득과정으로 이번 「에너지절약 중장기대책」도 정부가 과연 원만하게 국민들의 협조를 끌어낼 수 있느냐에 성패가 달려있다 할 수 있다.<한종범 경제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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