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정신성 의약품|의사들 사용도 엄격히 규제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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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향정신성 의약품·마약 등의 오·남용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유통 실태 등을 점검하는 「향정신성 의약품 오·남용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대한 신경정신의학협회와 소비자 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이 최근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의학계·약학계·보사부 등의 관계자가 참석해 최근 보사부가 약국의 향정신성 의약품 조제·투약 기간을 현행 최고 3일에서 15일로 연장 조정하는 입법 예고를 중점으로 활발한 찬반 토론을 벌였다.
발언자들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박종철 이화여대 의대 외래 교수=의사들 중에도 향정신성 의약품의 약리 작용·사용 방법 등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향정신성 의약품은 정신질환의 치료 보조제이지 치료제가 아니다. 자승자박의 느낌이 있지만 의사들이 향정신성 의약품을 지나치게 사용하는 것을 엄격히 규제하는 등의 조치가 뒤따라야 현재 과잉 상태의 향정신성 의약품 공급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김기성 대한약사회 사무총장-약국의 향정신성 의약품 제조 기간을 현재의 3일에서 15일로 늘린다고 해서 문제가 될 것이 없다 의사들은 지금도 최고 60일분까지 투약 처방하고 있는데 형평성을 고려한다면 15일이 무슨 문제인가.
◇장영수 보사부 마약 과장=제약 업계나 약 업계의 로비에 의해 약국의 조제 기간을 연장한 것은 아니다. 만성질환이나 시골에서 요양 치료하는 등의 장기 조제 환자의 불편을 고려, 약국의 향정신성 의약품 조제 기간 연장을 고려한 것이다. 이번 조치로 향정신성 의약품의 오·남용이 심해질 수 있다면 시행을 고려하겠다.
◇이근후 대한신경정신의학회장=보사부의 이번 조치는 마땅히 철회돼야 한다. 약사가 향정신성 의약품을 조제·투약할 수 있도록 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 <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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