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상장은 기업이 진주되는 과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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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증시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게 '우회상장'이다. 부실 기업의 상장 창구로 악용된다는 비판이 있는가 하면, 시장을 통해 한계 기업을 정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우회상장에 대한 대대적인 규제에 나선 것을 보면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이 많은 게 사실이다.

수십차례 기업 M&A(인수.합병)를 성공시킨 유명 회계법인의 우회상장 전문가들이 우회상장에 대한 책을 냈다. 삼일회계법인 유상수 상무보 등이 공동 집필한 투자서 '펄(Pearl), 투자자의 미래를 바꾸는 1%'.

이 책에 따르면 최근 3년새 증시에 우회상장한 기업은 총 184개로 전체 상장사(1669개)의 11%를 차지했다. 기업 10개중 하나는 우회상장 기업이란 말이다.

저자들은 우회상장을 '빠른 성장을 원하는 비상장기업과 수익모델이 바닥난 상장기업 사이에 일어나는 기업의 생존방식'으로 다소 색다르게 정의했다. 진주(Pearl) 가 조개 속에서 진통을 거쳐 보석으로 탄생하듯이, 껍데기 뿐인 한계기업도 우회 상장을 거쳐 빛나는 존재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문제는 우회상장 소문을 듣고 '뒷북 투자'에 나서 쓴맛을 보는 개인들이다. 유상수 상무보는 "정보가 취약한 개인들이 우회상장 징후를 예측하고, 떠도는 소문을 검증하는 안목을 키울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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