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공부] 민사고 두 학생 "아이비리그 이렇게 뚫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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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원어민 수준으로=일반적으로 미국 대학에 진학하려면 고등학교 내신성적에 해당하는 GPA(Grade Point Average)와 SAT 1(또는 ACT), AP(Advanced Placement.대학과목 선이수), 토플(TOEFL) 시험을 준비해야 한다. 아이비리그 대학을 지원한 윤석이와 윤진이는 SAT 2도 함께 준비했다. 이런 시험 성적이 다는 아니지만 명문대 진학을 목표로 한다면 최상위권 점수를 얻어놓는 게 기본이다. 윤석이는 "SAT 1, SAT 2, AP, 토플 순으로 중요하다"며 "SAT 1의 세 가지 섹션 중에서 '수학(Math)' 섹션은 한국의 수학 교과과정을 충실히 공부해두면 문제없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윤석이는 "미적분이나 통계 부분을 꼼꼼히 공부한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윤진이는 "SAT 1은 문제 자체가 어렵다기보다 문제에서 요구한 개념을 충분히 이해하면서 차근차근 풀어야 쉽게 풀 수 있다"고 말했다.

진짜 문제는 원어민 수준의 영어 능력이 요구되는 '비판적 읽기(Critical Reading)'와 '작문(Writing)' 섹션이다. 윤석이는 "미국인이 아닌 이상 단어 실력이 점수를 좌우한다"며 "단어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게 최고의 대비법"이라고 말했다. 시중에 나온 영어 단어 교재들을 반복적으로 외우고 또 외웠다.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10년 이상 외국에서 살다 온 윤진이는 상대적으로 영어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그래도 단어 공부에서 손을 놓지 않았다. 윤진이는 "단어장에 나온 예시 문장 등을 통째로 외웠다"고 소개했다.

또 두 학생 모두 "영어 신문과 잡지를 읽으며 단어와 함께 작문 섹션도 대비했다"고 입을 모았다. 윤석이는 과학을 좋아하는 취미를 살려 "내셔널 지오그래픽 같은 과학잡지를 정기구독해 읽었다"며 "영어공부뿐만 아니라 학과 공부와 작문 대비 등 여러모로 효과를 봤다"고 했다. 윤진이 역시 "영어 소설이나 신문, 시사잡지 등을 꾸준히 읽으면서 혼자 작문 연습을 한 게 효과가 있었다"고 귀띔했다. 작문은 '일주일에 두세 번씩 25분 안에 25줄 이내의 글을 빨리 써내는 연습'(윤진)을 하고 'SAT 기출 문제들로 모의고사를 치르는'(윤석) 등 실전 연습이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윤진이는 "작문은 지나치게 문학적이거나 어려운 지식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쓰면 된다"며 "개인적인 에피소드를 예로 들어 썼는데도 12점 만점에 11점을 받았다"고 말했다.

◆'에세이(자기소개서)'가 합격 좌우=미국 대학 진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에세이'다. 윤진이는 "시험은 어느 수준 이상의 점수만 따놓으면 큰 차이가 안 난다"며 "SAT 점수가 나보다 더 높아도 떨어진 친구도 있다"고 했다. 관심 있는 분야의 활동 경력을 에세이 쓸 때 활용해 자신의 경쟁력을 최대한 드러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윤석이와 윤진이는 3학년에 와서야 본격적으로 SAT를 준비했다. 그전까지는 내신 성적을 꼼꼼히 관리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학문 분야에 대해 탐구하고 취미 및 사회봉사 활동 등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는 데 주력했다.

생물학에 관심이 많은 윤석이는 방학 때 고향인 제주도에 머물면서 해양환경연구소에서 인턴 경험을 쌓았다. 학교 생물 선생님과 함께 미국의 과학 서적을 번역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장애인 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한 뒤 수기를 써서 탄 상금을 다시 장애인 단체에 기부하는 등 봉사활동도 열심히 했다. 윤석이는 "스탠퍼드 대학의 에세이 주제 중 하나는 '자신에게 가장 영향을 미친 말이나 사건에 대해 쓰라'는 것이었다"며 "나는 어느 노벨상 수상자의 강연을 듣다가 그가 '한국인들은 노벨상 받을 생각을 많이 한다는데 상보다 연구를 먼저 즐기라'는 말에 감명받았다는 내용을 쓰면서 생물학에 대한 나의 열정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윤석이는 "에세이를 쓰는 기간은 최소 한두 달로 잡고 여러 번 고치면서 글을 다듬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내년 9월 하버드 대학에 입학할 윤진이는 국제정치학이나 경제학을 공부하고 싶다고 한다. 하버드에 제출한 에세이에 모델 유엔(MUN)에 다섯 번이나 참여한 경험을 비롯해 모의법정과 연극.댄스 공연, 대학 및 국회 인턴십, 한.일 독도 분쟁시 전국 고교생 독도서명운동을 주도한 경험 등을 써내 자신의 적극성과 리더십을 드러내기도 했다. 윤진이는 또 "이집트에서 살았던 경험을 살려 중동여성의 인권을 주제로 연구활동을 했고, 여성 경제 관련 논문을 써서 교내 학술지에 발표도 했다"고 한다. 하버드에는 이때 쓴 논문의 초록을 보냈다. 그러나 윤진이는 "무조건 아무 활동이나 많이 한다고 좋은 게 아니니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와 관련이 있는 활동을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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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련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kgboy@joongang.co.kr>

*** 바로잡습니다

12월 27일자 C1면 '2007년 1월 교육 캘린더' 표 중 한국환경자원공사 서울 마포 자원순환테마전시관의 안내 전화번호는 02-302-0167~8이기에 바로잡습니다. 같은 면 '민사고 두 학생 아이비리그 이렇게 뚫었다' 기사 중 스탠퍼드 대학은 아이비리그 8개 대학에 속하지 않기에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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