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시대' 열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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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일본 토요타가 세계 자동차 시장을 평정하는 공식적인 첫 해가 될 전망이다.

이미 매출과 순익 면에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를 제친 토요타는 올해 판매량을 934만대로 제시해 '디트로이트 시대'의 종말을 알렸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GM은 공장폐쇄와 인력 감축으로 올해 판매량이 지난해(약920만대)를 밑돌 것이 확실해 유일하게 앞섰던 판매량 1위 마저 토요타에 내주는 신세로 전락했다.

와타나베 가쓰아키 토요타 사장은 "GM을 제치는 것은 단지 결과일 뿐 목표는 아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일본 언론들도 1903년 미국 자동차왕 헨리 포드가 자동차를 만들어 팔기 시작한 후 100년 만에 자동차 제왕 자리가 미국에서 일본으로 넘어왔다고 자축하는 분위기다.

◇ 판매량도 GM 추월

도요타는 지난해 말 발표한 2007년도 사업계획을 통해 올해 생산 대수를 종전 예상치보다 4% 늘린 942만대로 책정했다.

지난해 말 준공한 미국 텍사스공장과 더불어 중국과 태국에서도 올해 안으로 새 공장을 완공, 올해 해외 생산량은 사상 처음으로 국내 생산을 앞지를 전망이다.

GM과 포드가 생산량을 줄이는 사이 격전지인 북미는 물론 중국과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도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을 실탄을 장전하는 셈이다.

토요타는 제품 라인업에서도 GM 보다 우위에 있다. 유가 상승으로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프리우스' 등 연료절감형 모델들의 매출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또 경차 전문업체 다이하츠와 트럭 제조업체 히노 모토 등 자회사들의 매출도 호조세다.

1등 굳히기 전략을 위해 지난 회계연도(2005년 4월 ̄2006년 3월)에 획기적으로 늘린 설비 투자도 향후 수년간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

토요타의 지난 회계연도 설비 투자액은 사상 최고치인 1조5500억엔(130억2000만달러). 2002년 이후 설비 투자에 약 1조엔을 투입하다 지난해 50% 확충했다. 이어 앞으로도 이런 투자 규모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GM과 포드가 북미 생산 라인을 잇따라 폐쇄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올해 3월로 마감하는 2006년 회계연도 토요타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7% 증가한 2조2000억 엔(186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확정되면 토요타는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2조엔 시대를 여는 첫 일본 기업이 된다. 지난해(영업이익 1조8000억 엔)에 이어 7년 연속 사상 최고치 행진이라는 위업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 '가쿠신'으로 또 비용절감

토요타의 질주가 무서운 또 다른 이유는 끊임없는 혁신과 비용 절감 노력이다. 토요타는 이미 순익 면에서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GM과 비교되지 않는다.

토요타는 지난해 리콜 사태에 대한 반성과 제2의 도약을 위해 기업문화를 가이젠(改善)에서 가쿠신(革新)으로 끌어 올렸다. 대대적인 비용 절감과 품질 향상에 나선다는 복안을 제시한 것이다

와타나베 사장은 가쿠신 전략을 통해 궁극적으로 향후 3 ̄4년 동안 생산 비용을 자동차 한 대당 1000달러, 총 1조엔 줄이겠다고 밝혔다. CCC21운동을 통해 30% 비용을 줄였던 토요타가 또 30%에 가까운 비용 절감에 착수하는 것이다.

토요타는 가치혁신 운동이 성공하면 현재 가장 빠른생산 공장에서 대당 조립 시간을 현재 56초당 한 대에서 50초당 한대로 낮출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추가 인력을 고용하지 않고 생산 능력을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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