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s] 기업은 학생 알고 학생은 기업 알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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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연수생들이 산업기술시험원에서 단체교육을 받고있다.

전남대 자원공학과를 나온 윤창식(28)씨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취업연수 과정을 거쳐 취업에 성공했다. 그는 "에너지기술연에서 현장연수를 하면서 기업이 어떤 자질의 사람을 요구하는지, 구직자는 회사의 뜻에 맞춰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공계대학 졸업생들 사이에 산업기술재단이 하는 '이공계 미취업자 현장연수 프로그램'이 인기다. 이 프로그램은 기업의 수요에 맞게 현장기술교육을 하는 취업 지원사업이다. 올해로 4년째다. 전국 40여 개 연수기관이 지금까지 1만3580명을 가르쳤고 이 중 9559명(약 70%)이 직장을 얻었다. 연수생과 이들을 채용한 기업체의 반응도 좋다. 산업기술재단이 연수생을 채용한 500개 기업 인사담당자들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한 결과, 연수생의 현장 실무능력에 대해 87.6%가 "만족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인사담당자의 85%가 "앞으로도 연수생을 채용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연수과정에 만족한다는 연수생의 비율도 66.5%에 달했다. 산업기술재단은 내년에도 이 사업을 벌인다.

어디서 교육받나=연수기관은 정부출연 연구기관, 국.공립 연구기관, 전문생산기술연구소, 지방자치단체(기업, 연구기관, 대학 공동협력), 기타 전문기술인력양성 기관 등이다.

<표 참조>

내년도 연수기관은 현재 모집 중이며 올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2월부터 2000~2500명의 연수생을 뽑는다. 이공계 대졸(전문대 포함) 미취업자 가운데 만 29세 이하이거나 졸업 후 2년 이내(졸업예정자 포함, 군복무 기간 제외)라면 누구든지 이 연수 과정에 지원할 수 있다.

어떤 교육을 받나= 현장 연수생은 6개월 안팎의 교육을 받는다. 처음 2개월은 단체교육을, 그 다음 2개월은 전문연수를 받는다. 산업기술재단이 지정한 연수기관이 4개월간 가르친다. 마지막 2개월은 연수기관과 협력관계를 맺은 기업체가 현장 교육을 한다. 연수생은 처음 2개월간 월 30만원의 수당을 받고 이후부터는 수당이 50만원으로 오른다. 교육내용은 기업이 원하는 현장 실무능력을 키우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연수기관 가운데 취업률 수위를 달리고 있는 에너지기술연의 연수 과정은 3단계로 나눠졌다. 1단계 단체교육 과정은 ▶취업준비 ▶직장인 소양 ▶에너지 환경 분야의 전공교육으로 짜였다. 그 다음부터는 ▶기업이 필요한 업무능력을 배양하고▶기업 현장 적응력 등을 쌓는다.

명지대 전기공학과를 지난해 2월 졸업하고 올해 현장 연수를 한 뒤 취업에 성공한 장신기씨는 "기업 연수 때 능력을 인정받아 연수했던 기업에 취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에너지기술연은 2003년부터 올해까지 400명을 뽑아 가르쳤고 이 중 80%가 직장을 얻었다. 산업기술재단 정준석 사무총장은 "현장 연수 프로그램은 구직자에게 진로를 열어 주고 기업엔 필요한 인력을 뽑을 수 있도록 도와 주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특히 쓸 만한 인력을 찾지 못해 애를 먹는 기업체에도 적잖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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