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정국 “먹구름”/정부­급진파 대결 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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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금지령속 시위 강행계획/탄광선 당국의 파업중지명령 무시
【모스크바 UPI·AFP·로이터=연합】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25일 모스크바의 치안을 시당국으로부터 내무부 직접 관할로 이관하고 다음달 15일까지 모스크바시에서의 집회를 전면 봉쇄토록 하는 포고령을 발표한데 이어 최고회의는 26일 앞으로 2개월동안 탄광의 파업을 중단시키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소련의 급진파 지도자들은 당국의 집회 및 시위금지 결정을 무시,28일로 계획된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 의장에 대한 지지집회를 강행할 것이라고 선언했으며 탄광 노동자들도 당국의 명령에 불복종,지난 1일부터 시작해온 파업을 계속 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해 전면개혁을 요구하는 급진파와 정부간의 대결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한편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26일 각 공화국간의 관계를 규정하는 새로운 연방조약을 4월이나 5월중 조인할 것을 제의했다.
고르바초프는 이에 앞서 25일 내무부와 국가보안위원회(KGB) 등에 대해 26일부터 4월15일까지 모스크바시 전역에서의 집회를 전면 봉쇄할 것을 명령했는데 이는 오는 28일부터 열리는 러시아공화국 인민대의원대회 비상회의 기간중 옐친 지지집회 및 반공집회를 봉쇄하는데 가장 큰 목적을 둔 것으로 보이지만 이밖에도 오는 4월2일부터 실시되는 가격인상에 대한 국민의 반발을 사전에 억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급진파가 장악하고 있는 모스크바시 최고회의는 26일 긴급회의를 갖고 당국의 집회금지 결정은 비상사태에나 취해질 수 있는 조치라고 항의했다.
가브릴 포포프 모스크바 시장은 성명을 통해 『모스크바시의 상황은 헌법에 명시된 시민들의 기본적 인권을 박탈하는 예외적인 조치를 취할만큼 심각하지 않다』고 항의하는 한편 『모스크바시는 러시아공화국의 수도이기도 한 만큼 당국은 월권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급진개혁주의단체인 「민주러시아운동」 지도자들은 26일 당국의 시위금지조치에 불복,옐친에 대한 지지를 표시하기 위해 수만명을 동원한 대중집회를 크렘린궁 앞에서 열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러시아운동의 조정위 회원은 성명을 통해 모든 러시아공화국 주민들에게 중앙정부가 앞으로 어떤 또다른 위헌적 조치를 취하더라도 이에 관계없이 시위를 강행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소련 최고회의는 26일 현재 전국 6백개 탄광중 1백26개소에 확산돼 석탄생산량 감소와 일부 제철소의 조업중단까지 야기시키고 있는 파업을 앞으로 2개월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찬성 3백2,반대 28,기권 45로 채택했다고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타스통신은 최고회의가 이밖에도 내각에 파업위원회의 경제적·사회적 요구를 검토,오는 4월30일까지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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