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 페놀 325톤/「두산전자」서 무단 방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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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영남전역 「오염식수」비상/대구·마산·창원등지 악취소동/부산선 명장취수장 한때 중단/검찰,공장장등 6명구속… 공무원도 조사
【대구·부산·창원=특별취재반】 2백60만 대구시민과 부산·창원·마산등 1천만 영남지역주민들의 식수를 오염시켜 심한 악취와 발암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낙동강상수원 클로로페놀 오염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은 이번 사건이 (주)두산전자(대표 양유석·51) 구미공장에서 흘려보낸 페놀원액때문에 벌어진 것으로 밝혀냈다.<관계기사 3,5,19면>
이에 따라 대구지검 공해전담반(부장 임성재 검사·반장 백오현 검사)은 21일 발암성물질인 공장폐수 페놀을 비밀폐수구를 통해 낙동강수계인 옥계천으로 방류한 구미시 구포동 644 (주)두산전자 구미공장장 이법훈씨(53·서울 가락동 199 가락아파트 6동705호),생산부차장 김병태씨(41),생산과장 손흥석씨(35),작업반장 윤종대(33) 고정복(40) 정재헌(34)씨등 6명을 수질환경보전법위반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두산전자 구미공장이 TV전자회로기판 원료로 사용하는 페놀수지를 생산하면서 하루평균 9.5t씩 유출되는 페놀이 함유된 폐수를 모두 소각처리해야하는데도 지난해 11월1일부터 2대의 소각기중 1대가 고장나자 하루 2.5t씩 지금까지 모두 3백25t의 페놀폐수를 몰래 방류한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특히 이번의 집단수도물악취사건은 두산전자가 지난겨울동안 추위로 파이프라인이 동파된 것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채 14일 오후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30t의 페놀원액을 탱크로 보내는 바람에 일시에 낙동강으로 유입돼 집중적으로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페놀을 방류한 두산전자 구미공장은 88년 8월에도 페놀을 방류해 대구시 수도물에서 악취소동을 빚었고 지난 2일에도 주민들의 악취신고가 있었으나 경북도의 통보를 받은 수자원공사측이 음료수 수질기준인 0.005PPM 이하라며 문제삼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대구시 상수도본부 다사수원지 관계자 정모씨(36)등 2명과 수자원공사 구미사업소관계자 김모씨(45),대구지방환경지청 관계자등 모두 5명을 불러 페놀오염사실 은폐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한편 상류지역의 페놀오염사건이 발생하자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경남 함안군 칠서지역과 밀양군 하남읍 수산교부근에 대한 식수검사를 실시,이곳 식수에서도 페놀이 검출됨에 따라 20일 오전 7시부터 오후5시까지 명장취수장의 취수를 한때 중단,인근 회동저수지에서 취수하기도했다.
부산상수도본부는 10분마다 10곳의 정수장과 취수장의 수질검사를 실시하는 한편 페놀과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염소처리 대신 이산화염소나 활성탄·오존처리법으로 대체했다.
부산시는 페놀폐수는 무게가 물보다 무거워 유속이 느리기 때문에 21일 오후4시쯤 부산 주상수도 취수원인 물금취수장에 도착할 것으로 보고 오염방지를 위한 비상근무를 계속 하고 있다.
대구시는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어 대구시 상수도 본부장 이학노씨(58·이사관)를 경고처분하고 이미 직위해제된 다사상수도 관리사업소장 곽원씨(55·서기관),이순현 낙동강 수원지사무소장(52·서기관),이상길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급수과장(55·서기관)과 6급직 2명등 5명은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한편 두산전자에 의한 낙동강 페놀 불법방류사건으로 인해 낙동강물에서 최고 기준치의 37배나 되는 페놀이 검출된 것으로 공식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21일 환경처에 따르면 대구 다사수원지에서 페놀오염이 발견된지 이틀뒤인 18일 오후5시20분 경남 수산에서 페놀의 국내 음용수수질기준(0.005PPM)보다 37.6배인 0.188PPM이 검출됐다.
◎특별취재반
▲사회부=이용우 부장
조광희 차장
김영수·허상천·이상언·강진권·김선왕기자
▲사진부=김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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