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와 2000억원 납품 계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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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앨라배마 공장의 섀시 조립라인.

수년 전만 해도 현대모비스라는 회사를 아는 일반인은 그리 많지 않았다. 소비자 눈에 잘 띄지 않는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업종 특성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세계에 이름을 떨치면서 국내 지명도도 높아지고 있다. 투명한 자동차 속에서 작동하는 부품들을 드러낸 이 회사 TV 광고처럼 소비자는 '한국 산업에 없어서는 안 될 기업'이라는 점을 뒤늦게 알게 된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세계 최고의 글로벌 부품업체를 지향하고 있다. 일례로 8월 미 크라이슬러 그룹과 국내 부품업체 단일 수주로는 최대 규모인 연 2000억원의 납품 계약을 했다. 2007년형 지프 랭글러에 들어가는 '컴플리트 섀시 모듈(구동 장치를 단 차체)'을 공급하는 것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단품 위주 수출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에 여러 부품을 결합시킨 모듈 단위 수출을 확대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유럽.인도.중국 등 세계 곳곳에 '영토'를 넓히고 있다. 유럽에선 기아자동차의 유럽 진출을 측면 지원한다. 올 연말 슬로바키아 모듈 공장이 완공돼 현지 생산 체제에 돌입한다. 연산 30만 대 생산 규모로 운전석 모듈, 섀시 모듈, 프런트 엔드 모듈(차 앞부분 범퍼.헤드램프.냉각시스템을 모은 것) 등 3대 핵심 모듈을 공급한다. 또 인도에선 현대자동차 제2공장 신설에 맞춰 60만 대 규모의 3대 모듈 공장을 짓는 중이다.내년엔 중국 베이징과 장쑤 지역에 각각 30만 대 규모의 3대 모듈 공장을 신설한다. 글로벌 생산 기지 확대는 2010년 세계 자동차 부품업체 글로벌 톱10 진입이라는 목표를 향한 과정이다. 현대.기아차가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가 되느냐 여부가 이 회사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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