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분야서 세계를 리드(경영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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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자산 30%까지 연구투자/일 「임원」/가족경영의 중소업체… “혁신”이 모토
인터페론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일본 하야시바라(임원)사는 철저한 가족경영의 중소기업이다.
1883년 물엿을 만드는 임원상점에서 출발,지금은 4개 주력기업과 12개 방계법인을 거느린 임원그룹이 됐지만 총매출 규모라야 6백억엔 정도고 종업원도 1천5백명 남짓하다.
창업이래 가업으로 이어져 현재는 4대째인 임원건 회장이 경영을 맡고 있다.
1백년 가업의 중소기업이 세계에서도 최첨단분야인 인터페론등 생명공학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은 우리눈으로 볼때 의아하기까지 하다.
임원그룹은 스스로의 전통을 「혁신적인 것을 추구한다」는 말로 요약한다. 그러나 그 혁신은 「스스로 가능하다」고 느끼는 분야내에서의 혁신이다. 인터페론분야에서의 독보적 위치는 물엿에서 포도당·말초제·기능성식품으로 이어진 생화학분야의 연장선상에서 얻어진 것이다.
임원그룹의 연구본부격인 임원 생물화학연구소는 일본내에서도 돋보일 정도로 잘 가꿔져있다.
완벽하다고까지 말할만한 연구·편의시설은 물론이고 바닥까지 하늘과 바다를 상징하는 하늘색과 산호색으로 산뜻하게 단장돼 있다.
인체세포를 활용해 생리활성 물질을 생산하는 분야에서 독보적이고 세계최대인 인체세포 컬렉션(약 6백종)을 갖고 있는 임원연구소에는 견학자는 물론 아예 눌러앉아 연구를 하러 찾아오는 사람이 많다.
다른 첨단분야의 연구소와는 달리 이들은 외부사람에 대해서는 대단히 개방적이다. 실험실등을 둘러보는 것은 물론 상업생산의 전단계로 자체설계한 파일럿플랜트가 있는 방도 유리창을 통해 훤히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일본에서는 생명공학 붐이 불어 신일본제철등 거대기업이 이 분야에 뛰어들었지만 별로 괘념치 않는다. 적어도 자신이 하는 분야에서는 확실히 앞서있다는 자신감이 배있다.
임원의 연구개발비에는 일반적인 손익개념이 없다. 15∼20년 앞을 내다보고 하는 투자를 해마다,심지어는 분기별로 경영실적을 따져야하는 공개기업식으로는 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임원의 연구투자방식은 단순명쾌하다.
자산의 30%를 한도로 투자한다는 것이다. 설령 이 투자가 완전실패로 끝난다해도 70%는 남는다는 것이다. 적잖은 부동산을 갖고 있는 임원은 땅값 상승으로 더많은 투자여력이 생겼다.
이같은 투자방식은 1백% 가족소유의 경영체제 때문에 가능했다는게 임원의 설명이고 자유분방한 연구자들도 이같은 경영체제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박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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