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미한 정국 “일단 쐐기”/인도 총선실시의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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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과반수 정당없어 안정회복엔 회의적
라마스와미 벤카타라만 인도 대통령이 13일 하원(록사바)을 해산하고 6월5일내 총선실시를 천명한 것은 혼미를 거듭한 인도정정에 일단 쐐기를 박으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지난 89년 11월 제9대 총선에서 라지브 간디 전 총리가 이끄는 국민의회파가 과반수의석(2백63석) 확보에 실패,네루가의 「3대집권」이 막을 내린 이래 인도정국은 최대의 혼란기를 맞게 됐다.
자나타 달당(사회주의당)의 비슈와나트 프라타프 싱 총리의 국민전선정부가 1년 못미쳐 살얼음판 정국을 이끌어왔으나 지지세력의 균열로 결국 찬드라 셰카르의원이 90년 11월 총리직을 계승했다.
5개 중도야당연합세력으로 구성된 집권정부가 끊임없이 반목을 거듭한데다 힌두교 부흥주의정당인 바라티야 자나타당(BJP)이 힌두교사원 건립을 위한 「믿음의 여행」 시위를 주도하던 랄 크리샨 아드바니당 총재의 체포에 항의,싱 총리정부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라지브 간디 전 총리가 이끄는 국민의회당의 지지에 힘입어 찬성 2백69,반대 2백4의 여유있는 표차로 집권한 셰카르 총리도 자신의 대부격인 라지브 간디에 대한 비밀사찰을 게속해온 사실이 드러나 변변한 정책한번 펴보지 못하고 집권 4개월만인 지난 6일 물러나야 했다.
따라서 의회해산권과 총리지명권을 갖고 있는 벤카타라만 대통령으로서는 하루빨리 정국수습을 위한 「중대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고 그것이 의회해산이라는 충격요법으로 드러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인도정국이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데는 회의적인 분위기가 인도정국을 지배하고 있다.
우선 의회내에 과반수의석을 확보한 단일정당이 없어 뿌리가 불안정한데다 국민의회당,자나타 달당,BJP당 등 주요정당의 이해가 계속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진세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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