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논술] "고전 읽고 요약하는 훈련 반복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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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인문계열에 지원한 수험생들이 인문대 강의실에서 논술고사를 보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13일 대입 수능 성적이 발표돼 고3 수험생들이 정시 대비에 한창이다. 이제 지원 대학과 학과의 특성에 맞게 논술과 면접을 준비하는 일만 남았다. '열려라 논술'은 정시 가군 대학의 대표적 논술 유형을 분석(본지 12월 6일자)한 데 이어 나군 대학의 논술 경향을 분석한다. 내년 1월 12일부터 22일까지 모집하는 나군 대학 가운데 분할 모집을 하지 않는 서울대와 서강대는 지원 학생들의 점수 차가 적어 논술과 면접에서 당락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한양대의 경우는 기본기가 탄탄하면 합격 가능성이 커 남은 기간에 집중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서울대…'붕어빵 정답'보다 독창적인 논리 요구

180분 동안 2500자의 글을 써야 하기 때문에 분량과 시간 조절이 관건이다. 2200자 미만이면 감점한다는 게 대학의 설명이다. 논제는 다른 대학과 큰 차이가 없다. 2005학년도 정시 논술에서는 '사물에 대한 올바른 인식'에 대해,

2006년에는 '경쟁'에 대해 물었다. 고전 텍스트와 철학적 원론을 현실에 대입시키는 식의 유형이다. 제시문도 고교 교육 과정에 볼 수 있는 글이 많다. 이윤호 초암아카데미 대표는 "서울대는 친숙하지만 깊은 사고를 요구하는 문제를 주로 출제한다"며 "수박 겉핥기 식의 논리를 펴거나 누구나 알 수 있는 상식 선에서 논의가 그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다른 대학 논술 기출 문제의 제시문과 고전을 읽고 요약해 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경범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연구교수는 "정답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글을 쓰라"고 강조했다.

◆서강대…치밀하고 탄탄한 문장 구성력 갖추어야

사회적 이슈를 원론적인 철학 문제와 연결시켜 출제한다. 2005학년도 정시에서는 실존과 익명성을 한국 사회의 문제점과 연결시킨 문제를, 2006학년도 정시에서는 과학기술 문명의 발달에 따른 인간성 상실과 우리의 태도를 물었다. 500~600자와 800~900자 분량의 다소 짧은 글을 통해 창의력과 사고력을 측정하기 때문에 치밀하고 탄탄한 문장 구성력을 갖춰야 한다.또 짧은 글 안에 철학적 주제를 현실 문제와 연관시켜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에 답안 작성이 다소 어려운 편이다. 평소 신문 사설이나 칼럼 등을 읽으며 짧고 분명한 논지의 글쓰기 훈련을 많이 해두면 현장에서 당황하지 않는다. 문제 유형은 수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정시와 올해 수시 문제를 면밀히 분석해 보는 것도 좋은 대비법이다.

◆한양대…시사 위주 문제 … 다양한 제시문 활용을

시사 쟁점 위주의 문제를 150분 동안 1600~1700자 분량으로 쓰도록 한다. 고전과 연결해 가치관의 문제를 묻는 여느 대학과 달리 한양대는 '인간형 로봇 휴보(HUBO)를 통해 인간과 기계의 상호 관계를 설명하라(2006학년도)'거나 '욘사마 현상에 대해 분석할 것(2005학년도)'을 요구했다. 시사적 내용이 주를 이루는 만큼 사진과 애니메이션, 그림 등 다양한 시각 자료와 신문기사 등을 제시문으로 활용한다. 논제의 요구 사항도 비교적 명확해 시사에 관심을 가져온 학생이라면 독해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최재훈 한양대 입학관리처장은 "성격이 다른 제시문의 용도와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논제에 맞게 개요를 짠 후 논술하라"고 권했다.

박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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