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참모 8명이 “전쟁 공신”/걸프전 모든 정책 주물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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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백악관 개근… 토론으로 매사 점검/CIA 국장은 결정과정에서 소외
미국에서는 걸프전쟁 공로자에 대한 화제들이 한창이다.
슈워츠코프 걸프파견 군사령관에 대해서는 그의 부대가 있었던 플로리다주의 공화당 의장이 다음 선거때 그를 상원의원 후보로 영입하겠다고 제의했으며 흑인출신인 파월 합참의장에 대해서는 언론들이 92년 대통령선거때 현 퀘일 부통령 대신 부시 대통령의 러닝메이트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점치고 있다.
특히 이번 전쟁과정을 통해 부시 대통령의 측근 참모 역할을 했던 8명에 대해서는 미국의 최상위급 농구경기나 풋볼경기팀을 지칭하는 식으로 「빅 에이트」라고 부르며 그들의 활약을 소개하고 있다.
이 빅 에이트에는 걸프전쟁 전체 전략을 수립했던 스코크로프트 백악관 안보보좌관,정보수집을 맡았던 게이츠 안보부보좌관,체니 국방,베이커 국무장관,파월 합참의장,수누누 비서실장,장기적인 대언론전략을 맡았던 피츠워터 백악관 대변인,부시 대신 공식행사에 나가 전쟁지원 호소연설을 자주 했던 퀘일 부통령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 8명 가운데서도 특별히 핵심중 핵심은 스코크로프트,베이커,체니,파월 등 4명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전쟁에 관련된 모든 정책을 이들 8명과 협의해 결정했으며 그만큼 이들은 7개월동안 거의 거르지 않고 백악관을 출입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들과 모임을 가질때 전혀 격식을 따지지 않고 자유롭게 둘러앉아 방담식의 회의를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는 문서를 만든다든가 하는 형식적인 일을 단 한번도 해본 일이 없다는 것이다.
여론조사 결과도 재미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지와 NBC방송의 조사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의 다음 러닝메이트로 파월 합참의장을 꼽은 사람이 50%에 이르고 있으며 퀘일의 재출마에 대해서는 23%만이 지지했다.
이러한 여론을 근거로 부시가 92년 선거에서 퀘일대신 파월을 선택할 것이라는 소문도 있으나 수누누 비서실장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퀘일 부통령의 활동이 이번 전쟁과정에서 돋보였으며 부시 대통령이 그를 각종 정책결정시 꼭 배석시키고 대리연설을 자주 시킨 것도 그에 대한 배려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면 구설수에 오른 사람도 있다.
웹스터 CIA 국장은 그의 직책에도 불구하고 주요 정책 결정과정에서 소외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때부터 CIA가 올바른 정보를 올리지 못해 부시의 눈에서 벗어난 웹스터 국장은 이번과 같이 중요한 시기에 역대 CIA 국장중 가장 소극적인 국장으로 지목받게 되었다.
이렇게 된데는 개인의 역량도 관계가 있겠으나 부시 자신이 76년 이 자리를 맡은 적이 있고 게이츠 안보부보좌관이 CIA 부국장 출신으로 백악관내에 정보통 두사람이 앉아있어 웹스터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축소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베이커 국무장관에 대한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베이커 장관이 일전에 소련 베스베르트니흐 외무장관과 전후 중동사태를 논의하면서 부시 대통령 뜻과는 전혀 다른 중동문제 포괄적 해결이라는 합의문을 발표해 부시의 입장을 한때 난처하게 만들었다.
특히 걸프사태가 체니 국방,스코크로프트 안보보좌관,파월 합참의장 등 매파에 의해 주도되어 가자 그는 의회등에서 노골적으로 정부의 이같은 시책에 불만을 표시했었다.
그러나 부시와 오랜 친구인 그는 부시가 끝까지 그를 감싸줌으로써 별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워싱턴=문창극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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