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종으로 분류…차종·탑승자신분등 나타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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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번호판>자동차를 타고 가다 보면 으레 주변을 운행하고 있는차량들이 눈에 들어오게 마련이다. 이때 대개는 눈의시선이 차에 탄 사람이나 차의 장식품을 지나 차량의 번호판에 가게 된다. 번호판중에는 우리의 눈에 친근한것도 있지만 문자나 색깔이특이해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것도 있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번호판은 10여종으로 분류되는데 내국인 등록차는 사업용·비사업 용·관광용·전세임대용등 네가지고, 외국인 차량은영 사급·의 교관급·준외 교관급등 세가지다. 그 외에 주한미군및 군속용과 군용차량이 별도로 구분돼 사용되고있다.
번호판의 색깔은 사업용차량의 경우 백색바탕에 녹색문자고, 비 사업용·전세 임대용, 그리고 주한미군용 차량은 이와반대로 녹색바탕에백색문자로 되어있다. 또 외국인차량의 경우 영사·외교관 차량메는 쥐색바탕에 백색문자로 된 번호판을 부착하고 준의교관 차량에는 백색바탕에 쥐색문자로 된 번호판을 부착한다.
번호판이 「서울 3초 3728」이라고 하면 앞의 3은 차종,초는 비사업용, 나머지 4개의 숫자는 등록순외에 따른고유번호를 의미한다. 차종구분은 앞의 한 자리 숫자가0,1,2,3,4인 경우는 승용차,5,6은 버스,7,8은 트럭,9는 특수차를 나타내는데 이가운데 0은 수입된 차에만붙인다.
사업용·비사업용을 구분하는 문자의 경우는「바, 사, 아, 자, 파, 하」자가 명기된 것은 사업용이고 「허」자가 명기된 것은 렌터카용이며, 나머지 문자는 모두비사업용이다. 한편 외국인차의 경우는 영사급 외교관은 「영」, 외교관은 「외」, 준외교관은 「준외」, 주한미군차량은 「l0」자를 명기해 내국인차와 쉽게 구별될수 있도록 했다.
자동차 번호판이 의미하는것을 이해하면 단순히 차종이나 탑승자의 신분같은 상식적인 정보를 얻는것 외에도 사고발생때 도주차량의차적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될수 있다. 우리나라에서한해에 일어나눈 뺑소니차량사고가 5천건을 넘고 있는데도 점거율이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는 것은 상당수의 목격자가 사고차량을 보고도차량번호를 파악하지 못하는데 그 한 원인이 였다고 한다. 또 우리의 자동차 번호판은 차량분류에는 편리할지모르나 외국의 차량 번호판에 비해 먼 거리에서나 야간에는 식별이 어렴다.
얼마전 택시의 뒷유리창에야광번호 스티커를 부착한다고 법석을 떨었던 일은 현행번호판 제도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골이 된다. 번호판의 식별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눈에 잘띄는 색깔과 문자체를개발해 야광물질을 착색해서사용할수도 있고, 기억력을높일수 있도록 상깅물 혹은기호를 사용하거나 번호판의모양을 변형해 부착시킬수도있다.
불의의 사고때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번호판제도의 개선에 모두가 지혜를 짜내야함은 물론이고시민들 스스로가 번호판의내용이 갖는 의미를 충분히이해해 사고차량의 차적을쉽게 알아낼수 있는 능력을갖춰야 하겠다.
원제무<서울시립대교수·도시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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