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전 이후 미 경제 진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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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연말까지 침체벗고 회복세로/달러 약세가 대외경쟁력 높여
미국의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언제쯤 바닥을 치고 회복기에 접어들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욱이 미국이 걸프전을 주도하고 있어 미국경기를 이와 연계시켜 보려는 노력들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미국의 경기침체기간이 길어질 것이라는 비관론을 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이사회의장이 낙관적 견해를 내놓아 주목을 끌고 있다.
그린스펀 의장은 20일 미 의회에 제출한 한 금융보고서를 통해 『미 경기침체가 앞으로 길지 않고,그리고 깊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린스펀의 이같은 견해 피력은 22일 이라크가 쿠웨이트 철수를 전제로한 소련의 중재안을 수용함에 따라 종전에 대한 기대가 커지기 직전에 취해진 것이어서 더욱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린스펀은 올 연말까지는 미 경기가 침체의 터널에서 벗어나 회복기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올 성장률은 0.75∼1.5%가 되리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인플레는 3.25∼4%선에서 비교적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는 소비자물가의 이같은 안정의 배경으로 최근 유가의 하락과 실업률의 급등을 들고 있다. 미연준은 올 연말 실업률이 현재의 5.9%에서 6.5∼7%선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다.
또 달러화의 지속적인 약세가 대외경쟁력을 제고시켜 3월 이후 수출증진에 플러스효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도 그의 낙관론의 근거가 되고 있다.
이같은 그의 주장에 대한 반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실업인구가 늘 경우 국내 소비수요의 감퇴를 가져와 성장의 저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린스펀은 이같은 반론을 수긍하는 반면 부동산투기붐이 식어 부동산쪽에 잠겨있던 자금들이 산업부문으로 돌려져 시설투자도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을 펴고 있다.<이춘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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