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베스』 최고의 프리마돈나 스베 틀라나 최<한국계 소 발레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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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난88년 모스크바 볼쇼이발레단과 함께 내한공연을 가졌던 한국계3세 소련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최(31)는 역시 모스크바 발레계의 프리마돈나였다.
지난11일 오후7시부터 모스크바 크렘린궁 인민대회의장에서 공연된 창작발레 『맥베스』에 주역 맥베스부인으로 열연한 그녀는 6천석을 메운 관객들을 열광의 도가니에 몰아넣었다.
지난해 9월 창단된 크렘린궁 인민대회의장 소속 크렘린발레단의 첫 작품『맥베스』가 초연된 90년11월에도 이 무대에서 세계 정상급 발레리노 앙드레리에파와 절묘한 앙상블을 이뤄 갈채 받았던 그녀는 이번에 여섯번째 『맥베스』공연이라며 『마침 한국의 창무회가 소련에서 화제와 관심을 모으는 시기에 이 공연으로 또 한차례 호평 받게 돼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창무회는 현재 소련 4개 도시 순회공연중이다.
이 공연이 끝나고도 두 차례의 열렬한 커튼콜로 스베틀라나 최를 거듭 무대 앞으로 불러낸 관객들은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가 『너무 잘했다』『정말 예쁘다』『역시 최고!』등의 찬사와 꽃다발세례를 퍼부었다.
이로써 셰익스피어의 원작희곡을 바탕으로 음악은 소련작곡가 키릴 몰티아노프, 안무와 대본은 역시 소련의 세계적 안무가 블라디미르 바실리예프가 맡은이 발레작품을 가장 잘 살려낸 주역이 바로 스베틀라나 최 였음을 확인케 했다. 이날 무대 뒤로 찾아간 기자에게 그녀는 상대역 맥베스로 출연한 알렉 코르젠코브를 소개하면서 『오는5월 창무회가 주최하는 한국무용제전에 남편(바딤 제제예프,·크렘린발레단 지도교사)과 이 사람이 나와 함께 초청 받아 소련현대발레를 보여주게 됐다』고 기뻐했다.
모스크바 무용아카데미를 졸업한 뒤 무용교사인 남편과 더불어 스타니슬라브스키오페라 발레극장에서 활약해 온 그녀 는 크렘린발레단 창단과 함께 나란히 이 발레단에서 활동중인데 완숙하고도 정확한 동작으로 소련 발레 팬들의 우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모스크바=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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