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수발시설' 99곳 더 짓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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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립 동부노인전문요양센터 물리치료실에서 자원봉사자와 직원들이 노인들을 돌보고 있다. 박종근 기자

12일 오후 2시 서울 성동구 홍익동 동부노인전문요양센터 1층 기쁨방.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10여 명의 할머니.할아버지들이 노래방 기계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자 방안은 활기가 넘친다. 지난해부터 경미한 치매 증상을 보이는 김순심(72.성동구 응봉동) 할머니는 "나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을 만나 노래를 부르니 힘든 줄 모르겠다"고 말했다. 노래 수업은 치매 노인들에게 귀에 익은 노래를 들려줘 기억력을 되살리도록 하는 음악치료의 일부다.

지난해 8월 문을 연 이 요양센터는 치매.중풍 중증질환을 가진 노인을 위한 전문요양시설로 노인 250여 명이 숙식을 함께하면서 치료받고 있다. 노인들은 오전 7시쯤 일어나 사회복지사와 전문강사의 지도에 따라 음악.심리치료를 받는다.

종이공작실에서는 노인 10여 명의 종이접기가 한창이다. 정태운(74.광진구 화양동) 할머니는 "지난해 9월부터 이곳에서 지내고 있는데 큰 불편이 없다"며 "병원이 시내에 있어 자식들도 2~3일에 한번씩 찾아온다"고 자랑했다.

이 센터에는 저주파 치료기 등을 갖춘 물리치료실과 운동시설도 있다. 수지침.한방치료.스포츠마사지 등도 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동부노인전문요양센터와 같은 실비(實費)형 노인 전문요양원을 현재 7곳(825명) 운영하고 있다.

9월부터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이곳에서 모신다는 김명자(50.가명.여)씨는 "민간 요양시설은 한 달에 150만~200만원 정도 드는데 절반의 비용으로 아버지를 맡길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곳의 이용료는 보증금 423만6000원에 월 70만6000원이다.

그러나 서울시에 거주하는 치매 노인은 6만2500명이고, 이 중 1만2500명은 중증 치매 노인이어서 이들을 돌보고 치료할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2010년까지 저렴한 비용으로 치매.중풍 등 중증 노인을 모실 수 있는 노인수발시설 99곳을 만들 계획이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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