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산업에 89년 52% 종사|산업구조변화 추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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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우리의 산업구조는 과연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제조업은 경쟁력이 뚝 떨어져 있고 기능인력을 구하지 못해 울상이다. 이 때문에 수출은 부진하고 원유·내구성소비재의 수입이 늘어나 지난해 무역수지는 4년만에 다시 적자(통관기준 48억2천만달러)로 돌아섰다.
반면 서비스업은 이상적으로 비대해져 벌써부터 우리 경제의 조로현상이 성장을 죄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 산업의 성장사를 보면 이 같은 현상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우선 취업자수를 살펴보면 우리 산업발전의 여명기인 70년 당시 전체 취업자 2명중1명꼴(51·4%)로 농림어업에 종사했는데, 89년말 현재5명중1명꼴(19·5%)로 줄었다. 2000년대에는 전체 취업자중 농림어업 종사율이 10%대에까지 낮아지리라는 전망이다.
70년대 이후 급격한 공업화와 함께 제조업취업자가 크게 늘어났다. 70년 전체 취업자중 13·2%였던 것이 10년만인 81년 20%대로 진입했다.
제조업종사자의 비율증가와 함께 국내총생산 중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75년 26.1%수준이었던 것이 10년도 못된 84년 30%대로 올라섰다.
그러나 88년을 정점으로 전체 취업자중 제조업종사율과 국내 총생산 중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함께 꺾였다(그림참조).
선진국을 볼 때 제조업 등 2차 산업의 비중이 일단 40%이상에까지 올라갔다가 금융·보험·통신 등 새로운 서비스산업의 특화에 따른 산업구조의 개편으로 3차 산업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경제발전과정을 밟았다. 일본은 이미 이런 과정을 거쳐 제조업비중이 30%대이며, 미국은 20%대로 안정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 2차 산업이 제대로 꽃 피워보지도 못한 채 갑자기 서비스업쪽으로 기울어갔다.
3차 산업이 국내총생산 중 차지하는 비율은 75년 32·7%에서 89년 37%로 4·3%포인트 높아졌다. 그런데 그 종사자는 75년 전체취업자의 35·2%에서 89년 52·3%로 급증했다.
3차 산업이 국내총생산에 기여하는 것에 비해 종사자수가 짧은 시간에 너무 급격히 증가했다는 이야기다.
통계청의 89년 고용구조특별조사결과에 따르면 전체취업자중 일자리를 옮기고 싶다는 경우는 1백명 중 11명꼴(10·9%)이었다.
그런데 3차 산업의 경우 전직희망취업자 비율이 12·2%(농림어업8%, 제조업11·1%)로 평균치보다 1·3%포인트 높아 3차 산업이 편한 직업일지는 모르지만 여러 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주는 일터가 아님을 보여주었다.
그중 40·1%가 전직희망이유로 임시적 직업, 또는 장래성이 없다는 점을 들고있어 이들 인력을 보다 생산성이 높은 제조업쪽으로 유도하는 것이 시급한 정책과제로 나타났다.
우리경제는 마땅히 제조업이 주도하는 성장산업으로 바뀌어가야 한다. 따라서 정부가 올 경제운용의 최대 중점을 제조업 경쟁력강화에 둔 것은 비록 늦었지만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양재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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