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못 이겼다, 그래도 동메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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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경기에서 한 번도 못 이겨도 동메달? 태권도 여자 헤비급(72㎏ 이상)에서 이런 희극이 벌어졌다. 출전 선수가 6명뿐이었던 이 경기에서 2명의 선수가 부전승으로 4강에 올라 동메달을 확보한 것이다. 이브게니야 카리모바(우즈베키스탄)와 아말리아 쿠르니아시 팔루피(인도네시아)가 주인공이다. 팔루피는 4강 첫 경기에서 천중(중국)과 대결, 0-7로 져 동메달에 머물렀다. 한 경기도 이기지 못했는데 동메달을 목에 건 것. 카리모바는 아프사네흐 셰이키(이란)를 1-0으로 이긴 뒤 천중에 0-4로 패해 은메달을 땄다.

○…대회 개최국인 카타르가 남자축구 경기의 장소와 시간을 자기 입맛에 맞게 바꿔대고 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11일 별다른 설명 없이 12일 열리는 남자축구 준결승 한국-이라크전을 시 외곽의 알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치르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원래는 준결승 한국-이라크, 카타르-이란전은 모두 도하 시내 알사드 경기장에서 열리도록 돼 있었다. 갑작스러운 경기장 변경 이유는 '한국-이라크전으로 잔디가 패면 다음에 경기하는 카타르에 좋지 않다'는 것. 아시아축구연맹 명의의 전갈이지만 사실상 개최국 카타르의 요구나 마찬가지라는 분석이다. 카타르는 지난 9일 8강 태국전 경기 시간도 '홈 팬들이 관전하기에 불편하다'며 오후 4시에서 저녁 7시로 옮겼다. 이로 인해 이라크와 우즈베키스탄은 영문도 모른 채 예정보다 세 시간 일찍 경기를 시작해야 했다.

○…"아내 기도가 담긴 속옷을 입었거든요." 11일(한국시간) 레슬링 그레코로만형에서 금메달을 딴 김정섭(31.삼성생명)이 승리의 기쁨을 아내에게 돌렸다. 지난해 10월 결혼한 그는 훈련 때문에 임신한 아내 장서윤(25)씨에게 제대로 해 준 것이 없어 미안하다며 "아내가 속옷에 대고 기도를 해 줬는데 그 속옷을 이날 경기에 입어 금메달을 딴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에 4개의 금메달을 안긴 볼링 대표팀의 선전 뒤엔 올해 영입한 외국인 코치 두 명의 뒷바라지가 있었다. 리디오 트라스포르토(52) 지공사와 스티브 클로엠프켄(36) 기술 코치다. 대한볼링협회가 6개월 계약에 1억원을 주고 데려왔다. 트라스포르토는 볼에 손가락을 끼는 구멍을 뚫는 전문 지공사. 미국 국가대표팀 출신이자 세계볼링선수권대회 금메달 수상 경력이 있는 클로엠프켄도 이번 경기의 숨은 공로자다.

○…아시안게임 승마 경기 도중 불의의 사고로 숨진 고 김형칠 선수가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충혼당에 안장된다. 대한올림픽위원회(KOC)는 11일 국가보훈처에서 이 같은 소식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14일 KOC장으로 영결식을 치르는 김 선수는 국제종합대회 도중 숨진 선수로는 처음으로 국립묘지에 안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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