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여행을 떠날 덕치초등학교 학생들에게 김용택 교사가 세계지도를 놓고 코스를 설명하고 있다.프리랜서 장정필
전북 임실군 덕치면 덕치초등학교 6학년 김은철(12)군은 꿈에 부풀어 있다. 같은 반 친구와 1~5학년 후배들이 함께 유람선을 타고 보름 동안 해외여행을 떠나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자연생태 체험의 기회를 주는 '농촌 유학 프로그램'으로 시선을 끈 덕치초등학교는 학년별 학생 수가 4~9명, 전교생 이래야 37명에 불과한 초미니 시골학교다.
이 중 6명은 지난달 서울 강남 등에서 전학을 왔다(본지 11월 25일자 1면). 이 학교 학생들은 12일 부산에서 출발해 아시아 4개국을 도는 크루즈 여행을 떠난다.
이번 크루즈 여행은 '피스&그린보트(Peace & Green Boat) 선상 환경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일본의 국제비정부기구(NGO)인 환경재단과 피스 보트의 초청으로 이루어졌다. 선상 환경학교는 "어린이들에게 평화와 환경의 소중함을 가르쳐 아시아 공동체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로 지난해 개설돼 세계 여러 나라를 방문하고 있다. 올해는 부산에서 출발해 일본(후쿠오카)-홍콩-베트남(하롱베이)-필리핀(수비크) 등을 돈다.
덕치초등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의 크루즈 여행은 우리 학교 교사인 김용택 시인과 환경재단의 인연으로 성사됐다"며 "특히 학생들이 섬진강 생태 탐사에 앞장서는 등 환경보호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선 점 때문에 초청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이 타고 갈 일본 선적 후지마루호는 10층 높이의 2만4000t급 호화 유람선으로 승무원만 200여 명이다. 배 안에는 영화관.수영장과 300여 명이 동시에 식사할 수 있는 식당, 600여 명이 한꺼번에 들어갈 수 있는 홀을 갖추고 있다.
임실=장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