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JOBs] 지구라도 굴릴 사람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2면

올해 한국타이어에 입사한 새내기 사원 여섯 명. 이들은 둥그런 타이어와 더불어 글로벌 시장을 향한 꿈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한국타이어는 평년의 두 배 수준인 110여 명의 신입사원을 뽑았다. 올해도 약 100명을 뽑을 예정이다. 이 회사 이상훈 인재경영팀장은 "최근 회사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 채용 규모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1941년 설립된 한국타이어는 줄곧 성장가도를 달렸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액인 2조5900억원을 올렸다. 세계 8위의 타이어 업체다. 국내 시장점유율은 약 45%. 수출 비중은 매출의 70%에 이른다. 유럽시장을 겨냥해 올 7월 헝가리 공장을 착공했다. 헝가리 공장은 5억 유로(약 6100억원)를 들여 2010년까지 연간 1000만 개의 타이어 생산 체제를 갖춘다.

◆글로벌 시장 공략 강화=한국타이어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넓히고 있다. 미주.중국.유럽.기타 지역 등 해외에 4개의 지역본부 체제를 갖췄다. 11곳에 해외법인을 두고 있고 지점은 12개다. GM.포드.폴크스바겐.르노 등 세계적 자동차 회사에 물건을 대고 있다. 특히 2003년에 미셰린, 굿이어 등 세계 타이어 메이커를 제치고 승용차 타이어 중국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중국공장 가동 4년 만에 지난해 중국에서 올린 매출은 5억6000만 달러. 부다페스트 인근 두나우이바로시에 짓고 있는 헝가리 공장은 승용차용 고성능 타이어를 만들어 유럽의 고급 고객을 파고들 계획이다. 또 모터스포츠에 꾸준히 투자하는 등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에도 열심이다. 미국 SCCA 등 세계 유명 모터스포츠 대회에 공식 타이어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다. 올해에는 세계 3대 GT(Grand Touring) 대회 중 하나인 일본 수퍼GT(작은 사진)와 영국 최대 모터스포츠 대회인 영국 랠리 챔피언십(BRC) 등에 참여했다. 유럽법인에서 올 초까지 근무한 박병관 기업커뮤니케이션 팀장은 "2~3년 안에 한국타이어 브랜드 가치가 크게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인재를 찾아라=회사가 해외시장 공략에 팔을 걷으면서 영어 이외에 헝가리.프랑스.일본.중국 등 제2외국어를 갖춘 인재를 많이 뽑고 있다. 지난해 신입사원 중 한국외국어대 헝가리어 전공 네 명이 동시 합격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어학 실력만으로 인재를 뽑지는 않는다. '프로액티브 타이어십'이라는 테스트를 중시한다. 한국타이어 기업문화에 충족되는지를 가늠하는 전형이다. 글로벌 안목과 함께 리더십도 눈여겨본다. 한국타이어가 제시한 인재상은 3P 2I(Proactive, Professional, Passionate, Insightful, Imaginative)다. 즉 ▶남다른 호기심과 열정으로 새로운 차원을 열어가는 개척가 ▶글로벌 오픈 마인드와 센스를 지닌 통찰력 있는 전문가 ▶진보적 시각과 자유로운 발상으로 삶에 흥미를 더해 주는 매력적 인재를 가리킨다. 이런 인재는 강도 높은 면접 과정을 통해 선발된다. 면접은 이 회사 연수원인 '아카데미 하우스'에서 1박2일로 진행된다. 여기서 토론면접, 인성면접, 인.적성 검사를 거친다. 토론면접의 주제는 토론자들이 결정한다. 인성면접에선 직업관.가치관 등에 대해 묻는다. 외부 기관에 위탁해 실시하는 인.적성 검사는 부적격자를 거르는 과정이다. 이 세 과정을 통과하면 전공과목에 대한 지식을 세밀하게 들여다 본다. 한편 한국타이어는 최근 해외 연구개발(R&D) 센터의 인력을 대폭 늘리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충남 대덕 중앙연구소 외에도 미국.유럽(독일).중국.일본에 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올해 1월 입사한 신입사원 96명 중 43명이 연구 기술 부문에 입사했다. 한국타이어는 매년 매출액의 5% 이상을 R&D 투자에 투입한다.

◆-회사 설립 연도:1941년

-매출(2005년):2조5892억원

(국내→2조172억원, 해외(중국)→5720억원)

-연간 타이어 생산량(2005년): 6500만 개(중국 포함)

-직원 수(국내):4840명(이 중 사무관리직 1520명)

김승현 기자

■ 신입사원

경영기획본부 전략기획팀에서 배치된 입사 1년차 이선민(25.사진)씨는 운전면허도 입사 직후 땄을 정도로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그다지 높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재학 시절부터 한국타이어란 회사를 눈여겨봤다. 한국타이어가 세계 최대 모터스포츠를 후원하는 해외 마케팅 전략에 매력을 느꼈다. 이씨는 "스포츠 마케팅을 보고 글로벌 시장에서 날개를 펼칠 수 있는 회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경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의 외국어 실력은 상당 수준. 대학 3학년 때 미국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그는 자신의 합격 이유로 '성실성'을 꼽았다. 대학 전 학년 평점이 4.0(4.3점 만점)이 넘고 면접 때 '매사에 열심히 하겠다'는 자세가 면접관들에게 어필했다고 한다.

그는 요즈음 타이어 공부에 푹 빠져 있다. 재료의 조합에 따라 타이어 성능이 달라진다는 사실이 재미 있단다.

이씨는 입사하자마자 가수 '보아'란 별명을 얻었다. 합숙 면접 뒤풀이 때 노래 실력을 한껏 뽑낸 게 이런 별칭을 얻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이씨는 한국타이어에서 여성 임원에 오른다는 꿈을 갖고 있다. 이 회사엔 아직 여성 임원이 없다. 이씨는 "한국타이어에서 성공한 커리어 우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입사한 신입사원 100여 명 중 여성이 7명에 불과하고 생산직을 제외한 전체 직원 중에서도 9%에 불과하다.

김승현 기자

■ Q & A

- 해외근무 기회는.

"회사 규정상 본사에서 2년을 일해야 해외에 나갈 찬스를 준다. 근무 평점이 평균 이상이어야 하며, 현지 언어나 영어에 능통해야 한다. 싱글 직원들은 해외에 안 보낸다. 해외에서는 안정된 생활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5년간 해외근무를 하면 국내에 복귀할 수 있다. 수출 부서뿐 아니라 기획.마케팅.인사부에서 일해도 해외근무 기회가 꽤 있다."

- 복리후생 제도는 잘 돼있나.

"매년 60~70명의 모범사원을 뽑아 '인센티브 투어'라는 제주도 가족여행을 보낸다. 15년 근속 사원에게 4박5일간의 일본 연수를, 20년을 근속하면 태국 등 동남아 부부 동반 여행 기회를 준다. 10년 근속 사원부터 매 5년 단위로 근속 사원에게 순금 메달을 별도로 준다. 근속 기간이 길수록 메달도 무거워진다. 콘도 이용권, 학자금 대출, 외부 교육 지원 등 대부분의 대기업이 시행 중인 복리후생 제도는 다 있다고 보면 된다."

- 근무 보상 제도는.

"개인별 성과에 대해 보상을 차등화하는 성과 중심 문화가 정착돼 있다.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가 있다. 직무에 따라 인재를 상시 충원하는 것도 일의 능률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 여성도 영업직에 지원할 수 있나.

"국내 영업부서에 여성이 적기는 하지만 사원 채용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은 전혀 없다. 특히 최근 여성 직원이 영업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기도 한다. 해외 판매 부문은 여성 비중이 낮지 않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