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 혈중 일산화탄소 비흡연자보다 1.6배 높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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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흡연자의 혈중 일산화탄소 헤모글로빈 농도가 비흡연자에 비해 1.6배나 높아 체내 산소 공급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구나 하루 21개비 이상의 많은 흡연을 하는 사람의 혈중 일산화탄소 농도는 비흡연자에 비해 2.5배나 높고 만성중독의 위험성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이원태 박사(법의학1과)가 건강진단을 위해 서울의 모병원에 내원한 2백61명에 대해 조사, 최근 보고한 「일산화탄소 혈색소의 정상치에 대한 연구」에서 밝혀졌다.
조사에 따르면 이중 흡연자는 1백13명(64%)이었는데 이들의 혈중 일산화탄소 헤모글로빈 농도 평균치는 4.38%로 비흡연자의 2.69%에 비해 1.6배나 됐다는 것.
하루 흡연량에 따른 일산학탄소 헤모글로빈 농도는 ▲10개비 이하 3.12% ▲11∼20개비 이하 4.29% ▲21개비 이상 6.65%로 흡연량이 많아짐에 따라 혈중 일산화탄소 헤모글로빈 농도가 급격히 증가했다.
특히 하루 11개비 이상의 흡연자중 혈중 일산화탄소 헤모글로빈 농도가 최고 12.3%로 비흡연자에 비해 4.6배나 높은 사람도 있어 심각성을 더해 주었다.
일산화탄소는 흔히 겨울철 연탄가스로 잘 알려진 유독가스로 연탄 속에 2∼3% 포함돼 있다.
이 가스는 우리 몸의 혈액중 헤모글로빈과의 결합력이 산소와 헤모글로빈과의 결합력에 비해 2백10배나 강해 체내의 산소운반을 방해함으로써 겨울철 급성 연탄가스 중독을 일으키는 무서운 기체.
흡연자에게서도 혈중 농도가 높게 나타나는 것은 담배 1개비에 0.5∼1%의 일산화탄소가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이 가스에 의한 국내의 사망빈도는 인구 10만명당 4백명 이상으로 세계에서도 우리나라가 가장 높다.
일산화탄소는 급성중독 외에도 빈혈·두통·현기증·위장장애 등의 만성중독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박사는 『정상인의 혈중 일산화탄소 헤모글로빈 농도는 대략 5% 이내』라고 밝혔다. 이박사는 또 『외국의 보고에 따르면 대기오염이 심한 곳이나 지하주차장·연탄사용 가정주부 등에서 일산화탄소에 의한 현기증·소화불량·신경장애·청각장애 환자가 자주 보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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