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자민당/동경지사 선거로 「정변」 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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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야와 손잡고 외부인사 공천/3선의 8순 현 지사 반발… 결과주목
4월7일 일본 지방자치선거의 하나로 실시될 동경 도지사선거가 자민당에 대한 「정변」의 결과를 초래할지 몰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자민당은 3선 현 지사를 고령등의 표면적 이유를 들어 제치고 외부인사를,그것도 야당과 연합해 후보로 내세우려하고 있고 이에 반발한 현 지사가 재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나섰는데 그의 재선 가능성이 적지않은 것이다.
3선 12년 경력의 스즈키(영목준일) 동경 도지사의 최근 재출마선언이 문제가 되고 있는 이유는 80세 고령에도 불구한 4선 도전이라는 의미때문이 아니다.
자민당본부가 새로운 명망가후보를 내세우기로 방침을 정하고 공명·민사당과 영입작업에 앞장선 것이 발단이다.
자·공·민 3당은 스즈키 대신 「미스터 NHK」 별명의 인기 TV뉴스캐스터 이소무라(기촌상덕·61) 현 NHK 특별주간을 후보로 내세우기로 합의했다.
오자와(소택) 간사장을 비롯한 자민당 집행부가 현 스즈키지사 옹립을 반대하기로 의견을 모은데는 그럴만한 사정이 있다.
표면적으로는 스즈키지사가 ▲80세의 고령이므로 건강을 장담할 수 없다 ▲호화판 새 청사건설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으며 인기가 하락세에 있어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다는 것을 이유로 들고 있다.
그러나 당내부적으로 알려지기는 당면한 걸프전쟁에 대한 추가지원책(90억달러+자위대기 파견)의 국회통과가 순조롭게 되기 위해서는 공명당과의 제휴가 불가피하며 참의원에서의 여야역전 상황을 깨기 위한 정면돌파전략으로 「자·공·민」 연합정권 부상이 불가피하다는 장기구상의 일환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한마디로 스즈키나 동경 도정에 대한 평가보다는 중앙청의 대 국회전략상 필요에서 「스즈키 거부­이소무라 옹립극」이 진행중이라는 일본정계 관측통들의 분석이다.
사실 스즈키 4선출마에 처음 의문을 제기하고 나선 것은 공명당의 이시다(석전) 위원장이었고 오자와 간사장은 뒤늦게 이에 동의,최종적으로 지난 1일 자민·공명·민사 3당간사·서기장회의에서 「스즈키 불지지」를 확인했다.
자민이 공명·민사당에 동경도지사 추천권을 주는 대신 국회내에서 협조를 받아내 법안처리를 순조롭게 하겠다는 속셈이다.
이같은 중앙의 논리에 대해 지방도연은 반기를 들고 나와 독자로 선거자금을 모으기로 하는등 분열선거를 감행한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힘입은 스즈키는 『나이는 많지만 육체연령은 아직 15세나 젊다』고 결전의지를 과시했다.
현재의 상황에서 「스즈키­이소무라 격돌」의 분열선거를 치러야하는 자민당내 사정은 「스즈키 패배」를 장담할 수 없다는데서 자칫하다가는 소택­해부 퇴진으로 이어지는 「5월정변」을 맞게되지나 않을까 하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위기감에 불을 댕긴 것은 지난 3일 치러진 야마나시(산이)현 지사선거다.
가네마루(금환)가 지지한 자민·사회·공명·민사 4당추천 후보가 떨어진 반면 「반가네마루」를 내건 아마노(천야건) 후보가 당선된 것이다.
자민당 실력자 가네마루에 대한 신임투표의 성격이 짙었던 이 선거에서 반가네마루파 자민당 국회의원들이 지원한 아마노는 「가네마루를 권력지배자」로 몰아붙여 지역구민의 지지를 얻는데 성공했다.
만일 야마나시현상(지사선거 패배)이 동경지사 선거에서도 그대로 재현된다면 「가네마루­오자와」를 중심으로한 다케시타파 주도의 자민당 체제가 흔들리게 되는 사태로 발전할 것은 필연적인 것으로 정치관측통들은 보고 있어 4월 지방자치선거는 일본 향후정국을 재는 바로미터 역할로 주목을 모으고 있다.<동경=방인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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