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이웃에 「사랑」심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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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서울 4개지구별 자원 봉사 대학생들의 빈민 봉사활동 「빈활」이 재개발 지역 세입자·노점상 등 어려운 처지에있는 사람들의 겨울을 훈훈히 녹여주고 있다.
서울지역 대학생 연합회 산하 4개지구별로 실시되는 올해 빈활은 북부지구의 경우 고려대·성균관대·성신여대 등 3개대생 60여명이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도봉산 노점상을 대상으로 빈활을 마쳤고 동부지구 한양대·세종대·서울 시립대·서울여대 등 4개대 학생 1백30여명이 지난달 28일부터 2월1일까지 닷새동안 송파·동대문지구 노점상 연합회 및 도곡1동 세입자 대책위 등을 상대로 동대문·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 일대에서 노점 근로활동을 벌이는 한편 도곡동 지역 철거민초헤서는 한양대 의대생 25명이 주민진료활동과 보건교육을 실시했다.
서부지구 이화녀대·홍익대·감신대학생 50여명도 지난달 31일부터 2월3일까지 영천재개발지역 세입자대책위 주민 1백80가구를 상대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밖에 남부지구 숙명녀대·중앙대 등 2개대 학생 1백여명은 2월초 2주간 예정으로 신대방동 철거민 2백가구에 대한 빈활을 벌일 예정이다.
대학생들은 빈활기간에 주로 노점·날품노동·가내부업등 빈민들의 생계활동을 돕는 한편 빈민 지역주민에 대한 의료봉사활동. 쓰레기장 건랍 등 환경정리 작업을 벌이고 놀이방·공부방 등을 운영, 어린이들을 지도하기도 한다.
또 주민들을 상대로 탈춤강습을 하거나 풍물놀이 공연·비디오상영 등을 통해 문화생활에 소외되어온 주민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해주기도 한다.
특히 올해 빈활은 서총련이 전국빈민 연합회측과 지난해 12월 양측 대표로 구성된 중앙준비위원회를 구성, 치밀한 준비를 거쳤으며 일반학생들의 호응이 높은 특색을 갖고있다.
이에대해 서총련 빈민 분과장 한 대준군(24)은 『빈활이 올해로 3년째를 맞고 있지만 그동안 각 학교 학생회 간부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나 올해는 일반 학생들의 참여가 높다』며 『빈활이 학생 봉사활동의 한 영역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파노점연합회측의 주선으로 서울신천 지하철역 앞에서 핫도그 노점을 4일간 직접 운영해본 민해수양(22·서울여대 아동2)은 『핫도그 만드는것이 별것 아닌줄 알았는데 튀김기름 온도를 맞추고 밀가루 마는 방법 등을 익히기가 어려워 첫날 고전을 면치 못했다. 힘들기는 했지만 민중들의 삶을 직접 체험했다는 사실이 기쁘다』고 말했다.
또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 중앙청과시장 노점상들을 돕는 일을 한 박원희군(22·세종대 경제4)은『매일 오후11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밤낮이 뒤바뀐채 일하느라 힘들었지만 주인 아주머니가 어려운 살림에도 새벽에 김밥·음료수 등을 사주어 피로를 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은 농활·공활과 함께 사회참여 운동의 한 영역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빈활을 통해 소외된 이웃에 대한 관심이 더욱 확산되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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