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美 쌀문제 언급 못하도록 하겠다"

중앙일보

입력

김종훈 한미FTA 우리측 수석대표는 8일(현지시간) 미국이 앞으로 쌀 개방 문제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데 대해 "앞으로도 쌀 문제를 언급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닷새간 진행된 5차 협상을 마친 뒤 가진 결산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미국은 쌀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또한 미국측이 관심을 표명한 가스나 전기 서비스는 그 동안 여러차례 밝힌 바와 같이 공공 부분에 대한 내용은 아니라며 발전 정비나 수리, 디자인과 같은 내용을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공공 부분에 대한 개방 요구를 한다고 해도 절대 수용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미국이 전기와 가스 등 공공서비스 분야에 대한 개방 압력 의지를 밝혔는데.

▶공공성을 저해하는 부문에 대한 요구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만약에 미국측이 요구하더라도 절대 수용하지 않겠다는 것이 우리측의 입장이다. 다만 미국측이 에너지 서비스 분야와 관련해 관심을 보인 분야는 발전 정비나 수리, 디자인 등인 것으로 전해듣고 있다. 여기에 우리측이 에너지 서비스에 대해 포괄적인 유보(개방제외)를 두고 있는 것에 대해 미국내 업체들이 어떤 관심이 있는지 확인해보겠다는 수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발전 정비나 수리, 디자인과 관련된 국내 업체는 어디인가.

▶한전 자회사들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미국측의 관련 요구가 국내 시장의 공공성을 저해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미국이 통신과 방송,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에 대해 압박을 계속하겠다고 했는데.

▶서비스 분야에서 이미 미국측이 관심이 있다고 말한 리스트다. 이번 협상에서 관련 서비스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그러나 미국측이 범위를 좁혀 관심을 표한만큼 앞으로 이 부분에 무게를 두고 협상을 진행해 나가겠다.

-미국이 택배 서비스에 대한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는데 구체적인 합의가 있었나.

▶논의가 시작됐을 뿐 국내 택배 시장 개방과 관련한 합의는 없었다. 현재 택배시장과 관련해서는 국제 특송과 퀵서비스로 대변되는 국내 특송 부분이 논의 대상이다. 그러나 국제 특송 시장은 이미 열려 있고 미국이 진전이 있었다고 한 것은 이 부분에 대한 협정문상 내용들이 명확해진 부분을 말하는 것 같다. 다만 국제 특송과 관련해 우체국 택배 문제는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국내 택배 시장 개방과 관련된 이슈는 뭔가.

▶국내 택배 업체의 경우 화물차가 필요하고 신규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건교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현재는 업계가 과포화 상태라 라이센스를 내주지 않고 있어 추가적인 개방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핵심쟁점에서 협상이 중단되는 등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내년 6월말로 돼있는 무역촉진권한(TPA) 시한에 맞출 수 있나. 7차 협상은 필요하다고 보는지.

▶양측 모두 시한에 맞춰 타결해보자고 노력하고는 있다. 7차 협상에 대해서는 날짜를 정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추가적인 협상이 필요하다는 인식은 공유하고 있다.

-향후에 위생검역(SPS) 분과에 대한 협상이 예정돼있는데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논의가 포함되는가.

▶쇠고기의 위생검역 문제는 FTA에서 다룰 사안이 아니라는 점에 대한 양측간의 오해가 없다. 다만 별도의 통상문제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말할 입장에 있지 않다.

-섬유 분과에서 협상의 기본 틀을 마련했다고 하는데

▶우리측에서 관세가 조기에 철폐돼야 하고, 교역이 가능한 원산지 규정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2가지다. 미국측 세이프가드가 있어야겠다 다른 나라의 섬유가 한국 세관 당국과의 협력이 있어야 겟다는 것이 주요 입장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 차관보급에서 논의를 했다. 아직 합의에 이르지 않았기 때문에 관련 내용을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상당히 좋은 출발을 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미국이 자동차 등 관심 분야에 대한 협상에는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거듭 내놓고 있는데.

▶한국이나 미국이나 세금이나 세제 문제를 다루는 것은 쉽지 않다. 자동차와 관련해 미국은 배기량 기준의 세제를 시정해달라는 요구를 오래전부터 해왔다. 그러나 우리측도 무역구제 쪽에서 기대하는 조치가 오늘 현재까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곤란스러운 입장이다. 협상의 물꼬를 터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섬유 분과가 워싱턴에서 별도 협의를 가졌는데 다음 협상은 한국에서 하나.

▶다음 협상은 분명히 한국에서 열기로 돼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6차 협상에서는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협상을 임할 것인지.

▶그에 앞서 미국이 연내로 시한이 걸려있는 무역구제에 대해 의회에 보고하는 내용을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남아있는 기간 동안에도 여러가지 설득작업을 계속해나가겠다. 무역구제분야에서 미국이 어떤 결론을 내놓을지에 예의주시하면서 다음 협상을 준비하겠다.

-미국이 쌀 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겠다고 밝혔는데.

▶현재까지 미국측이 쌀 문제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언급을 못하게 하겠다. 【서울=머니투데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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