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해외펀드, 콕 찍는다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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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중국과 인도 투자 펀드가 올 들어 각각 평균 57%와 37%의 고수익을 올리면서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올해 해외펀드 투자 중 절반 가량(47%)이 중국과 인도 등 브릭스 지역이었다. 내년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특정 지역에 대한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한국증권 박승훈 펀드분석팀장은 "변동성 큰 이머징마켓 투자를 지나치게 높이는 건 위험하다"며 "인도는 올해 결과적으로 좋은 성과를 냈지만 5월 장이 출렁일 때 손해 보고 정리한 투자자도 많다"고 말했다.

◆돈 몰리는 브릭스=올해는 해외펀드의 해, 특히 중국 펀드의 해였다. 외국운용사가 만든 역외 해외펀드 가운데 '피델리티 중국 포커스 펀드'가 올 들어 65.59%, 'HSBC 중국 주식형 펀드'가 57.42%의 수익률을 올리는 등 중국 펀드들의 성적이 좋았다. 그렇다 보니 자금 유입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올 들어 수익률 52.17%로 국내 운용사 해외투자펀드 중 1위를 기록한 신한BNP파리바투신의 '봉쥬르차이나주식 1'은 지난달 15일 이후 15영업일 만에 설정액이 2923억 원이나 불었다. 같은 유형으로 올 상반기 설정된 '봉쥬르차이나주식 2'도 같은 기간 955억 원이 늘었다. 보름여만에 4000억 원 가까운 돈이 두 펀드에 몰린 셈이다. 이는 올해 국내 주식형 펀드 중 히트상품인 한국운용의 삼성그룹주 펀드에 같은 기간 몰린 돈의 4배가 넘는 수치다.

이외에 슈로더운용의 '슈로더 브릭스 주식형 자(A)'의 설정액도 같은 기간 972억 원이 늘어나는 등 중국.인도.브릭스 펀드 수탁액은 대부분 늘었다. 반면 국내 주식형 펀드는 코스피 지수가 1400포인트를 회복했지만 오히려 감소세로 돌아섰다.

◆고수익 이어갈까=투자자들이 펀드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과거 수익률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과거 수익률이 미래 수익률을 담보하진 않는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높은 수익률을 쫓아 가입할 땐 이미 '상투'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중국 등 브릭스 지역에 대한 전망은 대체로 밝다. 특히 올해는 베트남 등 소위 '프런티어 시장'에 대한 기대까지 높다. 국내 최초로 베트남 적립식 펀드를 내놓은 한국투자증권은 돈이 어느정도 몰릴 것으로 보고 분기당 1인 투자액을 1500만 원으로 제한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훨씬 많은 돈이 몰리자 이를 다시 300만 원으로 축소했다. 사모펀드이긴 하지만 브릿지증권도 다음주에 200억 원 규모의 베트남 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펀드는 분산 투자를 위주로 접근하는 게 좋다"며 "국내 펀드 투자와 섞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게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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