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전 “지상전 임박” 긴장/국제(지난주의 뉴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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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장기화조짐… 미 여론 「베트남화」우려/소 발트3국 독립 움직임 유혈탄압
○이스라엘·사우디 공격
○…개전 2주째를 맞은 걸프전쟁은 지난주에 들어서면서 이라크의 스커드미사일 공격이 극성을 부리는등 새로운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비록 재래식탄두에 명중도가 크게 떨어지긴하지만 이라크 영토내 어딘가로부터 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도시를 목표로 계속되는 스커드 미사일의 정치적·심리적효과는 대단했다.
25일밤까지 모두 5차에 걸쳐 감행된 이라크의 미사일 공격은 이번 전쟁에 이스라엘을 끌어들여 걸프전쟁을 아랍대 이스라엘의 중동전으로 확산시킴으로써 다국적군의 연합전선을 붕괴시키려는 데 그 의도가 있다.
이같은 상황을 우려한 미국은 이스라엘의 보복공격을 자제시키기 위해 외교적노력과 함께 스커드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패트리어트 방공미사일시스팀을 급히 이스라엘에 공수,스커드 미사일공격을 막음으로써 이스라엘을 일단 진정시켰다.
그러나 패트리어트 미사일만으론 이라크의 미사일공격을 완전히 막을 수 없으며,과연 이스라엘이 무한정 보복을 자제하고만 있을지 의문이다.
걸프지역의 다국적군은 대대적인 이라크의 스커드미사일 사냥에 나서고 있으나 위장미사일,시속 70㎞로 움직이는 이동미사일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살공격·화공등 경고
○…다국적군은 대규모 공중공격의 제1단계 작전에서 제2단계 지상전 단계로 넘어가면서 공중공격목표도 종전의 주요군사 시설에서 이라크 지상군 및 지상전 무기로 바뀌고 있다.
특히 이라크­쿠웨이트 국경 바스라시를 중심으로 포진하고 있는 이라크 최정예부대인 공화국수비대에 대한 무자비한 공중공격을 가하는 한편 걸프해 방면에서 해병 상륙작전과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 국경의 정면공격의 양면작전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라크군은 철저한 진지전 태세를 갖추는 한편 걸프해 방면에서 시도될 다국적군의 상륙작전에 대비,다국적군 함정들에 대한 공중자살 공격과 송유관을 이용한 화공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로 TV공개에 충격
○…당초예상과 달리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미국내에선 「베트남전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특히 이라크군 대공포에 격추·생포된 다국적군 공군조종사들이 처참한 모습으로 TV화면에 등장,미 국민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뿐만 아니라 이라크는 이들 포로들을 주요 전략시설에 분산 수용,다국적군이 공격해올 경우 이들을 「인간방패」로 쓰겠다고 발표함으로써 공포감을 확산시키고 있다.
2만회 이상의 공중공격에도 불구,아직도 강력한 전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이라크,그리고 이를 궤멸시키기 위한 대규모 지상공격을 준비중인 다국적군의 싸움은 엄청난 양의 유혈이 예상되는 대혈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르비,책임회피 일관
○…세계의 이목이 중동으로 쏠린 틈을 타 소련은 발트해 3국에서 독립움직임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을 벌이고 있다.
20일 소련 내무부소속 특수부대 「검은베레」는 라트비아 경찰본부를 습격,사망 4명·부상 9명의 또다른 「피의 일요일」을 연출했다. 라트비아정부는 이에 대해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한 자위대를 창설,모스크바에 무력대항의사를 밝혔다.
사건당일인 20일 모스크바에선 개혁파가 주도하는 30만명이 모이는 대규모 반정부집회가 열려 공산당타도,고르바초프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고르바초프는 발트해 유혈사태에 대해 책임회피로 일관하는 한편,사건의 발단이 발트해 공화국들의 헌법위반에 있다고 반격,그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한편 소련정부는 22일 화폐개혁을 단행,50루블과 1백루블짜리 지폐유통을 금지하고,은행예금도 1인당 월 5백루블까지만 인출할 수 있도록 했다.
소련당국은 이번 조치를 『다수 인민의 이익을 지키고 투기·밀수·부패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소련국민들은 이를 고르바초프정권의 「경제탄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정우량 외신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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