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기관 합세땐 株價 850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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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7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에 힘입어 종합주가지수 800선을 돌파했다. 주가지수가 800선에 안착한 것은 지난해 7월 9일(801.99)이후 1년4개월 만이다.

5일 증시는 전날 미국 증시의 하락에 따라 장 초반에는 약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뉴욕증시의 약세가 단기급등에 따른 일시적 조정이라는 분석이 잇따르면서 종합주가지수는 오후 들어 상승세로 돌아서며 전날보다 9.45포인트(1.19%) 오른 805.51로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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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 어디까지=종합주가지수 850선까지는 추가로 상승할 것이란 관측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지난 5월 시동이 걸린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이미 13조원을 넘어섰지만, 세계적인 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해외 유동자금이 앞으로도 한동안 아시아 증시로 들어올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아시아 통화가 달러화에 비해 강세인 점도 환차익을 노린 유동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도 낙관론을 부각시키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 투자전략실장은 "국내 증시는 5월 이후 많이 올랐지만 연초에 비해 27% 상승에 불과해 태국(99%).인도네시아(54.5%) 등 다른 아시아 증시에 비해 상승 여력이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증권은 세계경기 회복에 따라 해운.조선 등 수출관련주와 전기.전자 등 해외 경기회복에 민감한 종목, 배당지수(코디50) 편입 종목 등이 800 이후 장세의 수혜주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 매수세가 변수=국내 증시는 지난 3월 이후 7개월 만에 55%(515→805.51)나 올랐지만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지속되는 한 주가는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증권 정태욱 리서치헤드는 "세계적으로 유동자금이 풍부하고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어 외국인의 추가매수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외국인의 차익매물을 걱정할 때도 됐다. 외국인은 대체로 500선에서 매수를 시작해 900선을 넘겨 매도에 나서는 투자패턴을 되풀이해왔다는 점에서 앞으로는 외국인의 매도에 대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삼성증권 임춘수 리서치헤드는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수출이 호조여서 당분간 외국인 매수세가 줄어들 것 같지는 않지만 850선 이후에는 외국인의 매도 가능성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은 아직 관망=앞으로 추가 상승의 관건은 개인자금의 증시 유입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UBS 워버그 안승원 상무는 "외국인의 순매수가 지속될 수는 있겠지만 너무 많이 샀기 때문에 둔화될 가능성도 있다"며 "개인이나 기관들이 돈을 풀어야 상승세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개인자금은 800선에서 본격적으로 유입되기 시작해 900선 위에서 외국인 매물을 받아 상투를 잡는 패턴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증권사 객장이 여전히 썰렁하다.

LG투자증권 최영남 영등포지점장은 "예전 같으면 800선을 전후해 신규 고객이 늘어났는데 이번에는 차익실현 때문에 오히려 줄어들까 두렵다"며 "지수는 올라도 많은 투자자가 이미 큰 손실을 본 상태여서 외국인 선호 종목으로 갈아타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SK증권 박용선 종로지점장은 "개인 자금은 부동산에 발목을 잡힌 경우가 많고, 개인들이 많이 투자하는 코스닥이 연초 대비 오히려 하락한 것도 투자심리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김동호.손해용 기자
사진=신인섭 기자<shin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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