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활동 산파역 김성렬 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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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글도 못쓰고 그림도 그리지 못하지만 저에게도 예술적 「끼」는 있는 것같습니다. 좋은 예술적 작품이나 작가들을 보면 제 몸도 활활 달아오르거든요. 내고장 동료·후배들이 예술적기를 살릴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뒷받침해주는 것이 바로 나의 보람입니다.』
김성렬씨(51)는 문인은 아니다. 젊었을때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려 해보았으나 영 안돼 집어치워버렸다. 대신 향토의 역량있는 예술가들을 발굴, 그들에게 예술적 환경에 젖어 작품에만 몰두할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가업으로 물려받은 충남지방 도서공급원인 동방서적센터를 경영하며 번 돈을 아낌없이 이 고장 문화·예술발전을 해 투자한다. 서적을 통해 문화를 유통시키고 그 수익을 지방문화·예술발전에 투자하고 있으니 몸으로 때우고 있는 문화·예술인이라 할수있다.
『향토문화는 지방행정관서에만 맡겨서는 안됩니다. 그러다가는 행정편의 위주로 흘러 전통에 맥을대지 못하고 매양 현재에서만 맴돌게 됩니다. 참다운 향토문화의 뿌리를 내리려면 역사·향토의식을 가진 그 지역주민들이 문화행정에 참여해야됩니다.』
천안시 문화제만하더라도 시담당자가 바뀔때마다 「천안문화제」 「천안삼거리 흥타령 문화제」 「천안삼거리문화제」등으로 이름이 그들 연의에 따라계속 바꿔고 있는 것이 향토와는 무관한 행정편의위주의 일례라는 김씨는 지방유지들은 지자제를 앞두고 들뜰 것이 아니라 진정한 향토발전을위한 그들의 몫이 무엇인가 신중히생각해야 될때라고 한다. 그렇지 않다면 아기자기하게 향토발전을 꾀할지자제가 정치놀음판으로 전락하고 말것이라 경계했다.
『내가 못하는 것을 주위의문화·예술인들이 해주면 고맙고 또 그러면되는것 아닙니까. 우리 천안 문화·예술인들이 중앙에서도 인정받을 정도로 커나가는 것을 보면 절로 신이 납니다. 그러나 이제 원맨쇼 단계는 지난것 같습니다. 이제 제힘으로 감당하기엔 너무 무겁게 천안의 문화·예술계가 성장, 조직의 힘이 필요합니다.』
김씨는 지금까지 천안의 문화행사1백50여회를 직접 주관했고 1백30여회는 지원했으며 문학·미술창작기금도 지원하고 있다. 또 문협·예총천안지부 결성의 산파역을 맡기도했다. 향토문화연구소를 창림, 백제 최초의 수도 위례성 지표조사등 향토의기초사료 발굴을 하고 있는 김씨는천안문화·예술의 대부 역할 공로로 국민포상·대통령상등을 수상했다.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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