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체능·일반계열 교육 분리해야|개성살리는 영재발굴 체계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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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21세기 문화복지국가를 앞당기는 문화발전 도약의 한해가 되길 간절히 바라며 새해 아침을 맞았다. 모든 문제가 그렇듯이 그 근본은 교육문제로 직결되는 만큼 음악의 발전 역시 교육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 나의 변함없는소신이다.「획일화」 「비인간화」라는 치명적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현행 입시제도부터 완전히 바꾸어 체악을 바탕으로한 전인교육이 가능토록 하는 것이야말로 바람직한 음악교육의 기본방향일뿐더러 그한계가 뻔한 「범죄와의 전쟁」보다 한결 시급하다고 새삼 강조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예·체능계열과 일반계열을 한데 묶어 교육하는 것도 도대체 말이안되는 몰지각의 소치다. 예·체능계 지망생들이 불필요한 학과공부의 짐을 덜고 인간성을 가꿀수 있는 정서교육을 받으며 자신의 예·체능분야에 매진할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줘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지 않은가. 이처럼 재론의 여지조차 없는 당위론에도 불구하고 예·체능계열과 일반계열을 분리시키지 못하는 까닭을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지만 차선책이나마「국립예술학교 설립안」이 점차 구체성을 띠게 될 전망이어서 우선 반갑다.
마침 문예진홍원 문화발전연구소로부터 국립예술학교 설립방안에관한 연구책임자로 위촉된 필자는우리의 문화적·사회적 여건과 특성에 맞는 교육체계를 만들기 위해최선을 다할 각오다. 오래전부터조사해온 세계적 음악원들의 실태를 비교·분석한뒤 각 예술분야 권위자들의 의견을 두루 수렴해 올해중으로 국립예술학교의 학제·재정·규모·시설등 총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할 계획이다.
영재교육강좌를 마련, 만2∼7세의 어린이들이 부모와 함께 참여토록 해 선천적 감수성과 음악적 잠재력을 확인하고 이를 계발하기 위한 교육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도 국립예술학교 운영에 관한 구체적인 자료를 얻기 위해서다. 그러나 예술영재들을 일찍부터 가려내 교육하는 일이 아무리 중요하다하더라도 획일화된 북한식 조기예술교육은 절대금물이다. 저마다 각각다른 개성을 최대로 살릴수 있도록 신축성있는 교육 내용과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코리안 심퍼니오키스트라 음악감독으로 올해 할 일들 가운네 하나는 찬송가 전곡을 새로 연주·녹음해서 CD로 퍼내는 것이다. 이로써 재정형편이 어려운 민간교향악단의운영비를 충당하면서 기독교음악운동을 통해 음악의 저변을 확대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문화예산 규모나 내역을보면 문화정책의 부재를 새록새록실감케 된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의 문화투자는 가뭄의 단비만큼이나 소중하다.
일부 기업의 문화투자는 문화예술운동에 더할나위없는 젖줄이 되고 있는 만큼 이런 기업들이 더많이 나오길 기대한다. 특히 세금감면 헤택등 정책걱 뒷방침이 따른다면 기업이뮨을 문화발전에 쏟으려는 의지를 북돋울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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