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이를 한판으로 꺾고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긴 장성호가 부인이 앉아 있는 관중석을 바라보며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하고 있다.도하=변선구 기자
2004년 아테네올림픽, 2002 부산 아시안게임 등 '은메달 전문'이었던 장성호는 분명 달라져 있었다. 큰 키(1m92cm)를 이용해 초반 잡기 싸움에서 우위를 잡은 장성호는 3분쯤 안뒤축 걸기 절반을 따냈고, 이를 만회하려 달려드는 상대를 종료 11초 전 장기인 허리후리기로 후련하게 넘겨버렸다.
지난해 12월 결혼한 장성호는 유도계에서 소문난 애처가다. 동료는 "결혼한 뒤에는 훈련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만 간다"고 말했다.
김씨는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교회학교 교사인 김씨는 '나일론 신자'였던 남편을 확실한 기독교인으로 만들었다. 장성호는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매트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했다. 그는 "부족한 제게 큰 능력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며 "그동안 뒷바라지하느라 고생한 아내에게 주는 결혼 1주년 선물"이라고 말했다.
남편이 태릉선수촌에 들어가면서 주말 부부가 됐다는 김씨는 '이제 남편과 뭘 할 거냐'는 질문에 "같이 집에만 있을래요"라며 얼굴을 붉혔다. 그러나 오래가지는 못할 것 같다. 장성호가 "이번에 지면 은퇴하려 했는데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도 욕심이 나서 도전해야겠다"는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장성호의 부인 김성윤씨가 일어선 채로 두 손을 모으고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도하=연합뉴스]
한편 여자 78㎏급 이소연(포항시청)은 결승에서 일본의 나카자와 사에에게 '효과'로 앞서갔으나 종료 1초 전 효과를 허용, 연장으로 끌려갔고 결국 1-2 판정으로 져 은메달에 그쳤다.
도하=성호준 기자<karis@joongang.co.kr>
사진=변선구 기자 <sunni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