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 어둠 지우기에 매진할 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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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우리 시대엔 어둠이 너무 많다. 밝음 속에있는 자들은 어둠을 잘 보지 못한다. 안으로 안으로 차 오르는 그 아픔을, 아픔들의 빛이기 위해 여러 색깔로 변해 보았다. 같이 방황하며, 같이 어둠이고자 했다.
이제, 나를 조금은 빛이게 해주신 분께 감사 드린다. 이 빛으로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소명, 이 당의 어둠 지우기, 평생을 통해 만 방울의 시로써 만개의 어둠 무찌르기를 해 가야 하리라. 만 명의 아픈 영혼들의 생수가 되어야 하리라.
내가 처음 시를 잡은 동기는 우리 어머님의 검정 고무신, 저 절대적 상징을 시로 나타내고자 함이었다. 우리형님의, 우리 가정의 따뜻함과 사람을 시화하고자 하는 소박한 출발이었다. 점차 상상은 날이 서고, 언젠가 은총처럼 쏟아져 내리는 말떼들, 그 말들을 쏟아내기 위해 멈춰있어야 했다. 나는 모래 위에 박힌 외톨이 물방울처럼 혼자 있어야 했다. 슬픔의 허연 뿌리가, 고독의 밑바닥이 조금씩 보였고, 깊이 깊이 가라앉으며 나는 혼자 있었다. 말의 갈퀴에 피 흘리고, 피 흘리고...
이제, 내게 켜진 작은 빛을 더욱 닦아, 빛으로빛으로 거듭날 것이다. 이 땅에 어둠이 한 방울이라도 굴러다니는 동안은 어둠에 사랑의 언어를 십자가처럼 두드려 박으리라.
오늘이 있기까지 시를 이끌어 주신 은사님께 깊이 감사 드려고, 격려해준 문우들, 한국 크리스천 시인협회 회원들, 시골 부모님, 어둠 속에서 시를 쓰고 있을 사랑하는 내 동생 순복이, 형님에게 기쁜 소식을 전한다.
◇약력▲1962년 경남 산청군 양전 출생.
▲1988년 부산대 영문과 졸, 현재 한국외국어대 대학원 영어 과 재학.
▲한국크리스천 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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