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 타액으로 쉽게 진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침(타액)을 이용해 난소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난소암은 자궁암과는 달리 최근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여성 암으로 지금까지는 혈액을 뽑아 진단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순천향 의대 산부인과 이권해 교수 팀(차상헌·남계현)은 최근 난소암에 걸린 여성의 혈액에서 특징적으로 많이 나타나는 CAl25라는 항원이 침에서도 다량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용,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CA125항원은 당 단백질의 일종으로 난소암세포에서 집중적으로 생산돼 혈액 속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보통「난소암표지물」로 알려져 있다.
이 교수 팀은 난소암환자 5명의 침을 건강한 여성 28명과 비교해본 결과 정상여성의 두 배 가까운 CA125 항원이 환자의 침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같은 연구팀의 남 교수는『난소암환자의 침에는 혈액보다 오히려 20배 가량 더 많은CA125항원이 존재, 간편하게 항원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난소암은 여성암중 초기에 전혀 증상을 느낄 수 없는 대표적 악성종양으로 이 때문에 보통 환자들은 말기가 돼서야 병원을 찾는 경향이 있었다.
남 교수는 『난소암환자의약70%가 복강 내에 암세포가 크게 번지고 복수가 찬 상태에서 통증 등을 느껴 뒤늦게 야 치료를 받게된다』며 『이처럼 말기에는 수술을 받아도 1년을 넘기기가 쉽지 않다』고 난소암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난소암과 관련, 특히 여성들이 주의해야할 것은 자궁암검사로는 난소암을 전혀 찾아낼 수 없다는 것. 흔히 실시하는 자궁암 검사는 질 세포의 일부분을 떼어보는 것인데 자궁이 난소부위와는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난소암의 진단에는 큰 도움이 안 된다.
현재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본인이 원할 경우 무료로 혈액을 뽑아 난소암검사를 해주고 있다. 그러나 피를 뽑는 일이 번거롭고 비용 또한 많이 들기 때문에 침을 이용한 검사가 더욱 보편화될 전망이다.
남 교수는 『많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암의 위험성이 있는 사람을 고르는 선별 검사 법으로 침의. 이용은 대단히 간편하고 거부감이 없는 진단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