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방으로 유혹해 “비상장 코인 대박”…256억 사기 일당 검거

중앙일보

입력

오픈 채팅방으로 유혹해 비상장 코인에 투자하면 돈을 벌 수 있다며 투자자들을 속여 256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대구경찰청 형사기동대는 21일 미얀마·라오스·태국이 만나는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에 투자 사기 조직을 만든 뒤 308명으로부터 금품 등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범죄 조직 총책 A씨 등 19명을 구속 송치하고 18명은 불구속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해외에 체류 중인 또 다른 총책 등 6명은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하고 추적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비상장 코인을 매수하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피해자 308명을 속이고 256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총책 A씨등은 불특정 다수에게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초대 링크를 무작위로 발송, 오픈채팅방에 참여한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 일당은 피해자들을 속이기 위해 조직원들이 카카오톡 대포 계정을 이용해 주식과 가상자산 투자로 수익을 낸 것처럼 ‘바람잡이’ 역할을 수행하도록 했다.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피해자들에게는 특정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도록 유도했다. 일당은 투자 관련 라이브 방송을 보거나 퀴즈 이벤트에 참여하면 현금으로 인출 가능한 포인트를 지급하거나 실제 주식 종목을 추천해 주면서 2~3개월 정도 피해자들을 안심시켰다.

이후 피해자들에게 비상장 코인을 매수하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투자금을 끌어모으고 피해자들이 환급을 요구하면 출금 수수료를 요구하는 등 시간을 끌다가 잠적했다.

대구경찰청은 현재까지 확인된 범죄 수익금 1억600만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 결정을 받고 피해 복구를 위해 범죄 수익금을 계속 추적 중이다.

이러한 범행 이외에도 A씨 등은 고수익을 미끼로 해외 취업을 시켜주겠다며 사람들을 속여 태국으로 오도록 한 뒤 버스와 배를 이용해 미얀마로 밀입국시켜 범죄조직에 가입시킨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이후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고 무장한 경비원이 있는 건물에 감금하고 사기 범행을 강요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 대사관 요청으로 현지 경찰이 감금돼 있던 한국인 19명을 구출하기도 했다.

한편 경찰 통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투자리딩방 사기 사건은 2100건, 피해 금액은 2000억원에 달한다. 최근에는 유명인을 사칭하거나 허위 사이트를 만들어 사람들을 유인하기도한다.

경찰 관계자는 “투자 사기 범행 수법이 나날이 치밀해지고 있어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며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종 투자사기 범죄를 적극 단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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