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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랑GO] 옥상에 올랐다, 삭막한 회색 도시에서 초록 쉼터를 만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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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심심해~”를 외치며 꽁무니를 따라다닌다고요? 일기쓰기 숙제하는데 ‘마트에 다녀왔다’만 쓴다고요? 무한고민하는 대한민국 부모님들을 위해 ‘소년중앙’이 준비했습니다. 이번 주말 아이랑 뭘할까, 고민은 ‘아이랑GO’에 맡겨주세요. 이번엔 도심 속 콘크리트 건물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옥상정원의 매력에 빠져보세요.

도심 속 콘크리트 건물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옥상정원의 매력을 알아보기 위해 송중근 학생모델·김제현 학생기자·최아민(왼쪽부터) 학생기자가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을 방문했다.

도심 속 콘크리트 건물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옥상정원의 매력을 알아보기 위해 송중근 학생모델·김제현 학생기자·최아민(왼쪽부터) 학생기자가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을 방문했다.

산업화로 인한 경제성장은 사람들을 도시로 집중시켰고, 이러한 도시화로 인해 좁은 면적에 많은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높은 건물을 많이 짓다 보니 우리는 녹지가 부족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심화하면서 환경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되고 자연스럽게 공원·숲·정원 등의 녹지공간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삭막한 회색 도시에 초록을 되살려보려는 움직임이 늘어났다. 그중 하나가 옥상정원이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형형색색 아름다운 빛을 내뿜는 식물과 여가 시설로 꾸며진 옥상은 사람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다. 시간을 할애해서 멀리 가지 않아도 되는 것도 장점이다.

옥상정원 걸으며 도심 녹지 중요성 살펴보기

기후위기로 인한 폭염을 완화하기 위해 도심 녹지공간의 가치도 조명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지역사회 이동성 보고서에 따르면 이전보다 소매점 및 여가시설, 식료품점, 직장 등의 이용률은 감소하지만 공원 이용률은 증가했다. 하지만 서울시를 비롯해 많은 도시에서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생활권 공원 면적은 부족한 상황이다. 녹지는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생태구조 중 하나지만 도시화가 진행된 공간에서 녹지를 확보하긴 어렵다. 그래서 옥상정원이 등장한 것이다.

세종 옥상정원엔 식물 218종 약 122만 본을 심었다. 흔하게 봤던 나무·꽃도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면 새롭게 보인다. 흰색과 노란색의 조화로 흡사 계란 꽃 같은 마가렛부터 각종 꽃을 보면서 걷다 보니 지루할 틈이 없다.

세종 옥상정원엔 식물 218종 약 122만 본을 심었다. 흔하게 봤던 나무·꽃도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면 새롭게 보인다. 흰색과 노란색의 조화로 흡사 계란 꽃 같은 마가렛부터 각종 꽃을 보면서 걷다 보니 지루할 틈이 없다.

지상에서 불가능한 녹지량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인 옥상정원은 말 그대로 건물의 옥상에 조성되는 정원으로, 주로 도심지 대형 건물 옥상을 활용한다. 도시의 복잡한 환경으로부터 격리된 휴식 공간이나 조경용 나무·화초를 즐기는 정원을 꾸미는 사례가 많고, 최근에는 도시 농업의 영향을 받아 채소 등을 기르는 텃밭으로도 활용한다. 옥상정원은 도시 공간을 아름답게 할 뿐 아니라 건축물의 가치를 상승시킨다. 식물은 공기 중 유해성분을 흡수하고 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연중 고르게 온도를 조절해주고 수분 저장능력이 뛰어나 냉난방 에너지를 절감시키기도 한다. 또 열섬 현상을 줄여주는데, 열섬 현상은 도심지의 기온은 상승하고 외곽의 온도는 갈수록 낮아지는 이상기온 현상이다. 산업혁명 이후 도시의 발달 및 인구 밀집 등으로 에너지 사용량이 많아지고 녹지공간은 축소돼 온실가스 농도가 높아지고 도심에서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된 탓에 발생한다.


세계 최대의 옥상정원을 가다

우리나라의 옥상정원은 주로 고층빌딩·기업사옥·백화점·공동주택·학교 등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조성된다. 서울시의 경우 2002년부터 옥상녹화사업을 벌이는 등 지방자치단체들도 옥상정원 조성에 적극적이다. 특히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은 면적이 7만9194㎡로 축구장 11개를 합친 크기다. 건물 15동을 연결한 옥상정원 길이는 3.6㎞. ‘세계에서 단일 건축물에 조성한 가장 길고 규모가 큰 옥상정원’으로 2016년 5월 기네스북에 올랐다.

지형의 등고선을 기준으로 최대 높이인 62m 이상으로는 건물을 올리지 않고, 조선 시대 성곽을 돌며 주변 경치를 즐기는 ‘순성놀이’처럼 옥상정원을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지형의 등고선을 기준으로 최대 높이인 62m 이상으로는 건물을 올리지 않고, 조선 시대 성곽을 돌며 주변 경치를 즐기는 ‘순성놀이’처럼 옥상정원을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거대한 옥상정원을 직접 걸어보기 위해 정부세종청사를 방문했다. 옥상정원은 사전예약 후 6동 종합 안내동 1층에서 접수하고 손목띠를 받은 뒤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해설사의 인솔 하에 탐방할 수 있다. 이창남 해설사가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이 특별한 이유를 설명했다. “1동 국무조정실부터 15동 문화체육관광부까지 여기 밑에는 15개 동의 건물이 있어요. 그 위를 다리로 연결해 길게 늘어뜨린 연도형(連道形) 정원으로 만들어서 하나의 거대한 수평적 건축물로 완성해 특별하죠. 그 길이는 무려 3.6km! 세계에서 가장 긴 옥상정원이죠.”

소중 학생기자단이 이창남(왼쪽에서 둘째) 해설사의 인솔 하에 옥상정원을 둘러보고 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이창남(왼쪽에서 둘째) 해설사의 인솔 하에 옥상정원을 둘러보고 있다.

청사 6동에서 농식품부·해양수산부·기획재정부를 거쳐 1동까지 1.6㎞ 구간을 탐방하기로 했다. 빠르게 40분 정도 걸으면 다 둘러볼 수 있는 거리다. “주변 경관 조망을 고려해 지형의 고저에 따라 서측의 밀마루 전망대에서 동측의 호수공원으로 점차 낮아지는 형상의 성벽 개념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조선 시대 성곽을 돌며 주변 경치를 즐기는 ‘순성(巡城)놀이’처럼 옥상정원을 둘러볼 수 있도록 했죠.” 5~7층 높이 건물 15동이 다리로 연결돼 굽이굽이 이어진 언덕 위 성벽과 같이 옥상정원에도 자연스레 오르막과 내리막, 굽잇길이 있다.

억새길·들풀길·너른길 등 3개의 테마길과 허브원·약용원·유실수원·넝쿨 터널 등 주제별 정원을 갖춰 사계절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

억새길·들풀길·너른길 등 3개의 테마길과 허브원·약용원·유실수원·넝쿨 터널 등 주제별 정원을 갖춰 사계절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

식물 218종 약 122만 본을 심은 옥상정원에는 억새길·들풀길·너른길 등 3개의 테마길과 허브원·약용원·유실수원·넝쿨 터널 등 주제별 정원을 갖춰 사계절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나무·꽃도 해설사가 설명하면 달리 보인다. 연산홍·튤립·팬지 등의 봄꽃이 화려한 색채를 자랑하며 봄의 정원을 선보인다. “여기는 허브원이에요. 식물마다 향기가 나는데 한번 향기를 맡아봐요.” 소중 학생기자단은 “냄새가 나요” “신기해요”라며 허브향을 음미하느라 정신없었다. 보라색의 라벤더, 흰색과 노란색의 조화로 흡사 계란꽃 같은 마가렛까지 각종 꽃을 보면서 걷다 보니 지루할 틈이 없었다.

건물 15동이 다리로 연결돼 굽이굽이 이어진 언덕 위 성벽과 같이 옥상정원에도 자연스레 오르막과 내리막, 굽잇길이 있다.

건물 15동이 다리로 연결돼 굽이굽이 이어진 언덕 위 성벽과 같이 옥상정원에도 자연스레 오르막과 내리막, 굽잇길이 있다.

삭막할 것만 같은 정부청사 옥상을 이렇게 아름다운 정원으로 활용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각 정부 부처로 내려가는 출입구도 있는데, 직원들은 출입증만 있으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어 휴식하거나 업무협의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멋진 그늘 쉼터와 운동 시설도 있었다.

정원을 가꾸는 덴 곳곳에 위치한 태양광모듈과 빗물을 이용한다. “비가 오면 빗물을 지하 저장고에 모아놨다가 비가 안 올 때 끌어올려서 물을 줘요. 빗물을 재사용해서 1년에 약 4000만원 정도, 태양광 에너지를 생산해 1년에 1억2000만원 정도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옥상 녹지를 통해 여름엔 열을 식히고 겨울엔 추위를 막는 등 연간 14억원의 냉난방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다양한 조형물도 관람객의 눈길을 끌고,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으며 해설사의 해설을 듣다 보면 시간이 금방 지난다.

다양한 조형물도 관람객의 눈길을 끌고,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으며 해설사의 해설을 듣다 보면 시간이 금방 지난다.

다양한 조형물도 관람객의 눈길을 끈다. 태극 문양을 활용해 스테인리스 재질로 만든 안명수 작가의 ‘태극’ 작품은 벤치 역할도 할 수 있고, 태양광발전시스템 구조물을 활용한 조형물 ‘바람’은 바람을 물방울 형태의 나선형으로 표현해 정원과 하늘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연출한 게 인상적이다. 탁 트인 전망과 선선한 바람을 느끼며 걷다 보니 기네스북 등재 기념비가 나타났다. 정부청사가 훤히 보여 사진이 멋지게 나오는 곳이다.

기네스북 등재 기념비. 세계에서 단일 건축물에 조성한 가장 길고 규모가 큰 옥상정원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기네스북 등재 기념비. 세계에서 단일 건축물에 조성한 가장 길고 규모가 큰 옥상정원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기념비가 있는 2동을 지나면 어느새 1동이다. 옥상정원과 세종시 랜드마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조화로 만든 무궁화가 들어찬 대형 태극기를 지나 전망대에 오르면 옥상정원 전경을 비롯해 주변 풍광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전망대 뒤편으로는 전월산으로 시작해 국립세종수목원, 세종호수공원, 대통령기록관, 두꺼운 책을 펼친 모습을 형상화한 세종도서관, 금강 건너편 세종시청 등 세종시 대표 건물들이 펼쳐졌다.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과 전망대, 구조물 등을 보면서 산책하고 사진을 찍으며 해설사의 해설을 듣다 보니 한 시간여의 관람 코스가 짧게 느껴진다.

계절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데, 5월엔 연산홍·튤립·팬지 등을 비롯한 화려한 색채를 자랑하는 꽃들이 피어 봄의 정원을 선보인다.

계절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데, 5월엔 연산홍·튤립·팬지 등을 비롯한 화려한 색채를 자랑하는 꽃들이 피어 봄의 정원을 선보인다.

동네 옥상정원을 찾아보자

서울도서관 옥상정원(서울 중구 세종대로 110)

2012년 10월 서울시청이 신청사 건물로 이전 개청하면서, 옛 서울시청사 건물에는 서울도서관이 설립되고 5층 상부에 ‘하늘뜰’이라는 옥상정원이 조성됐다. 서울도서관 1층 또는 시민청 지하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정원에 갈 수 있다. 녹지·산책로·휴게공간으로 구성되어 있고, 휴게공간은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거나 5층의 카페에서 음료를 사서 이용할 수 있다. 옥상정원의 경계를 따라서 아래로 내려다보면 세종대로와 광화문, 시청광장, 덕수궁, 남산타워를 조망할 수 있다.

세운상가 옥상정원(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15)

세운상가는 ‘다시․세운 프로젝트’ 정책을 바탕으로 건물을 철거하지 않고 리모델링을 진행해 2017년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8층 옥상정원은 녹지와 스탠드 등을 활용한 휴게공간, 종묘와 도심 경관 조망 공간으로 구성해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2017년에는 서울시에서 세운상가 옥상정원을 활용해 버스킹 공연, 옥상 댄스 강좌, 힐링 토크 콘서트, 옥상 텐트 영화제 등 체험 위주의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서울혁신파크 옥상정원(서울 은평구 통일로 68)
1962년부터 질병관리본부로 사용됐다가 질병관리본부가 충북 오송으로 이전한 뒤 2014년 서울시가 매입하고 기존 30여 개 건물을 재생하여 시민들의 공유지인 서울혁신파크로 조성했다. 2015년부터 청년, 마을 공동체, 사회적 기업, 시민사회단체, 영리‧비영리기관 등 다양한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다. 2018년 옥상 공유 조성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서울혁신파크의 5개 동의 8개 옥상 공간 약 1000여 평을 개방해 옥상마다 각기 다른 콘셉트로 조성하고 도시농업, 캠핑, 포럼이나 워크숍 개최, 야간 명상, 독서와 영화감상, 예술 정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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