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과주말을] 글쓰기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길 없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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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글쓰기 정석

배상복 지음, 경향미디어

323쪽, 1만2000원

"남성과 여성은 평등하므로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여자도 군대에 가야 한다."

어떤가. 공감이 가는가. 농담처럼 들릴 것이다. 인과관계가 약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평등과 신체적 평등을 착각했다. 당연, 좋은 글이 될 수 없다.

"집사람은 직장인이지만 나는 집에서 놀고 있다."

어색하다. 문장의 앞뒤 호응이 좋지 않다. "집사람은 직장인이지만 나는 실업자다"가 자연스럽다.

"여러 사람이 대동소이한 내용을 중언부언 되풀이해 정말 따분한 시간이었다."

정말 따분한 글이다. 대동소이.중언부언 같은 딱딱한 한자어를 되풀이했다. 대동소이는 '거의 같은'처럼 쉬운 말로 바꾸고, 중언부언은 생략하는 게 낫다.

누가 영상의 시대라고 했나. 글쓰기가 경쟁력인 사회다. 학교에선 논술을, 직장에선 기획서.보고서를 써야 한다. 인터넷의 발달로 모두가 작가인 시대도 열렸다. 글쓰기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길은 없을까.

중앙일보 어문연구소 기자가 글쓰기의 기초를 차근차근 짚었다. 작게는 조사 사용부터 크게는 문장 연결까지 좋은 글의 ABC를 정리했다. 탄탄한 구성, 풍부한 예문 덕에 글에 대한 공포를 덜어준다. 자기소개서.기획서.e-메일 같은 일상적 글쓰기는 재주보다 훈련의 문제임을 알게 된다. '수식어를 절제하라' '접속어를 남용하지 마라' 등의 도움말이 요령 있다 . 베스트셀러 '문장기술'도 냈던 저자의 블로그(blog.joins.com/bsb2001)도 둘러보시길.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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