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고장에선] "불황 이기자"… 아이디어 만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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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전주시 완산구 D해물탕은 최근 손님들에게 6백만원대 경자동차와 김치 냉장고, 자전거 등을 경품으로 내놓았다. 경기 침체로 장사가 안되자 '경품 추첨'으로 손님들을 유혹하고 나선 것이다. 음식점.유통업소 등이 손님을 끌기 위해 경품을 주거나 가격을 대폭 내리는 등 불황 탈출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전주시 덕진구 A소주방은 지난달 중순부터 생일을 맞은 손님에게는 술값을 50%까지 할인해 주고, 즉석 복권을 선물하고 있다. 완산구 H의류점도 5만원 구매자에겐 복권을 준다. 완산구 P치킨은 통닭을 배달할 때 쿠폰을 주고 10장을 모은 경우 한 마리를 공짜로 주고 있다.

가전제품을 파는 S통신은 지난달 말부터 홍보도우미를 동원해 축제 마당을 열고 냉장고.청소기 등 각종 가전제품을 최고 30%까지 할인 판매하고 있다.

덕진구 U할인마트는 각종 물건 값을 10~20% 추가 할인하고, 냉장고.밥솥 등 30여가지 생활용품을 경품으로 내 걸었다. 이 할인마트는 '다른 매장보다 비싸면 무조건 물건 값의 두 배를 보상해 준다'라는 안내문도 걸었다. 김성훈 판매부장은 "불경기 속에서 고객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다 보니 가격을 낮출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부 이경희(43.전주시 덕진구 금암동)씨는 "생활비를 한 푼이라도 줄이기 위해 경품을 주거나 가격을 할인해 주는 업소를 한번이라도 더 찾게 된다"고 말했다.

광주에서는 동구 충장로 1~3가 상인들이 지난달 8일부터 백화점.도서.문화관광.농산물.주유 상품권들을 현금과 똑같이 받고 있다. 충장로번영회 가입 4백여개 점포 중 1백10여개가 시행 중인데 상품권 매출이 벌써 전체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양념 삼겹살 판매점인 D회관은 주 고객이 젊은 층인 점을 감안, 홍보를 위해 수능 다음날인 6일 수험표를 가져오는 수험생들에게 고기.음료 등을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한 소갈비 전문점은 광주신세계백화점.롯데백화점 광주점에 할인권을 제공해 고객들에게 나눠 주게 한 뒤 이를 가져오는 손님들에게 할인해 주고 있다. 보쌈.족발 등을 판매하는 M식당은 삼성카드사와 제휴해 최근 한달간 할인권을 가져오는 카드 회원들에게 쟁반막국수를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광주 한 음식점 주인은 "회원제로 구매실적에 따라 누적 점수를 줘 수익의 일부를 되돌려 주거나 매출 추이에 따라 다양한 이벤트를 벌이는가 하면 백화점.카드사와 제휴 등으로 손님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고 말했다.

제주시 연동 신시가지 업소들의 손님잡기 경쟁도 치열해 K반점의 경우 주문액수에 맞춰 쿠폰을 발행,3만원이 넘으면 만두와 콜라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을 시작으로 금액에 따라 탕수육까지 공짜로 서비스해 중국요리 음식점을 긴장케 하고 있다.

이해석.서형식.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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