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간접광고'수억대 검은 거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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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드라마를 통해 특정 제품을 간접적으로 광고해 주거나 드라마 협찬사로 선정해 주는 대가로 돈을 받은 지상파 방송국 및 외주제작사의 PD.소품담당 감독 등이 검찰에 적발됐다. TV방송국의 드라마 제작자들이 간접광고(PPL)와 관련해 돈을 받은 사실이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부장 김대호)는 지난달 29일 휴대전화.가구 등 특정 제품을 드라마 소품으로 사용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드라마 외주 제작사.광고대행사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SBS 전 드라마 PD 김모(38)씨와 SBS아트텍 소품 담당 총감독 박모(50)씨를 구속했다. 외주제작사 '한국방송제작단' 이모 PD 등 8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검찰에 따르면 SBS에서 드라마 연출을 담당하고 있던 김씨는 올 6월 D사에서 "식당과 대학교가 드라마에 잘 노출돼 광고 효과가 나도록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부인 명의 계좌로 2000만원을 받는 등 최근까지 모두 9600여만원을 챙겼다는 것이다. 함께 구속된 박씨는 2004년 10월 A광고대행사로부터 당시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에 "화장품과 가구가 나오도록 배치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500만원을 받는 등 지난해 8월까지 맥주.휴대전화.자동차를 간접광고해 주고 1억800여만원을 그 대가로 챙겼다고 한다. 검찰은 ▶KBS의 아침드라마 '아내'(2003)▶MBC의 '맹가네 전성시대'(2002~2003) '왕꽃선녀님'(2004~2005)▶SBS의 '흐르는 강물처럼'(2003) '완전한 사랑'(2003) '파리의 연인'(2004) '하늘이시여'(2006) 등의 제작진들이 간접광고와 협찬 명목으로 돈을 받은 단서를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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