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軍權 누가 잡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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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장쩌민(江澤民)중앙군사위 주석이 쥐고 있는 군권(軍權)을 놓고 중국 지도부에 미묘한 갈등 기류가 흐르고 있다.

江주석이 후진타오(胡錦濤)국가주석 겸 당 총서기에게 1~2년 안에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넘겨줘 군을 장악케 할 것이라는 당 내외의 전망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군권 이양이 순조롭지 못할 경우 胡주석은 당.정.군을 일사불란하게 통제하는 데 제한을 받게 된다.

홍콩의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포스트는 4일 "江주석의 오른팔 격인 쩡칭훙(曾慶紅)국가부주석이 중앙군사위 고위직에 오를 전망"이라며 "曾부주석이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임명되거나 과거에 폐지됐던 중앙군사위 판공실을 부활시켜 주임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曾부주석은 최근 군 부대를 시찰하거나 호주.베트남 등 외국의 군사 대표단을 접견하는 등 군 관련 대외 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신문은 "江주석이 자신의 '군부 대리인'으로 曾부주석을 밀고 있다"며 "江이 5년 임기 중 중도 퇴진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의 외교소식통은 "江주석은 인민해방군 감군 계획과 軍 현대화를 명분으로 권력 무대에서 핵심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江주석이 '오너', 胡주석은 최고 경영자(CEO)를 맡는 이중 권력 구도가 당분간 계속된다는 것이다.

특히 胡주석에게 권력의 추가 순식간에 기울지 않도록 견제 역할을 曾부주석에게 맡긴 것이란 해석이 많다. 차기 군권 계승자의 윤곽이 일찌감치 드러나면 차기 대권을 향해 군부의 지지 기반이 이동해 江의 군부 통제력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홍콩=이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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