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리뷰] 한국적 미니멀리즘의 한자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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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청담동 가산갤러리에서 제3회 개인전을 여는 젊은 작가 이백의 작품들은 한국적 미니멀리즘 회화의 한 자락을 드러내준다. 여백을 충분히 활용하는 점이나 전통 오방색을 연상케하는 색채 구사 등은 한국적 요소로 다가선다.

그러면서도 선명하면서 크게 분할된 캔버스를 즐기는 그의 스타일은 그런대로 모던한 감각을 유지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닭 닮은 병아리' '여름' '선과 색' 등 자유로운 제목이 붙은 그의 페인팅은 시원시원한 면 분할과 색채 구사 때문에 작은 작품들도 크게 보이는 효과도 일부 전해 준다. 가로 세로 20㎝ 내외의 소품들도 상대적으로 매우 커보이는 것이다.

그가 자주 구사하는 컬러인 노란색의 경우 경쾌하면서도 화면을 무겁지 않게 만들어주고 있다. 문제는 이 작가 이백 역시 '한국적 미니멀리즘'이란 이름 아래 충분한 축적과 고통스러운 자기노력을 생략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느낌을 준다는 점이다. 이점은 조선조 문인화 이후 국내 화단이 안고있는 구조적인 문제점으로 판단된다. 02-516-8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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