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무역전쟁 위기(해외경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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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UR협상 결렬되자 미국서 보복준비/EC등 또다른 대미 보복가능성 높아
지난 7일 브뤼셀에서 폐막된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이해당사국들이 보복조치를 취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세계경제가 자칫 무역전쟁과 보호주의로 빠져들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UR협상이 결렬된 직후부터 상대국의 불공정무역관행을 비난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의 수출국이자 수입국인 미국은 불공정 무역국가로 판단된 나라들에 대한 보복조치를 취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뉴욕타임스지는 17일 미국은 UR협상에서 농산물 보조금의 대폭 삭감에 반대,협상결렬의 책임이 있다고 보는 EC(유럽공동체)의 식품과 주류에 대한 수입관세를 2백%까지 올릴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미국은 UR협상에서 관철시키려던 금융서비스 분야에서 미국 회사들에 차별적 대우를 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한국·일본·브라질 등에 대한 보복조치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또 지적소유권 보호와 관련,이번 UR협상이 이에 대한 국제적 규칙을 마련하는데 실패함에 따라 저작권과 특허권을 침해하고 있는 태국등에 대해서도 제재조치를 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금융서비스 차별국가와 지적소유권을 보호하지 않는 나라들에 취할 제재나 보복내용은 자세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금융서비스분야의 경우 해당국가들에서 인지되는 차별에 상응한 것이 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세계최대의 수입국인 미국이 농산물·금융서비스·지적소유권 등의 여러 분야에서 보복과 제재조치를 취하게 될 경우 상대국가들도 대미보복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되어 세계 무역은 격렬한 무역전쟁에 휘말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EC는 미국이 미국산 쇠고기·돼지고기 수입금지를 들어 유럽산 식품과 주류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할 경우 즉각 또다른 보복조치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밖에 이번 UR협상에서 농산물 수출보조금 철폐를 관철시키지 못해 크게 실망하고 있는 호주나 아르헨티나 등 농산물 주수출국들은 EC에 대한 보복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뉴욕=박준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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