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 성격으로 변해야 미국 유학 성공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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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미국으로 유학을 오는 학생들이 현지에서 처음 겪는 문제는 역시 영어다. 회화 연습을 아무리 열심히 했더라도 처음 미국에 도착하면 영어가 뜻대로 안 되는 것을 느낄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현지에서 산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필자가 어릴 적 서울에서 경상도로 전학을 간 적이 있었는데, 갑자기 성적이 떨어지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다. 같은 나라 안에서 전학을 해도 이처럼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하물며 한국에서 미국으로의 유학은 더 말할 나위 없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현실을 빨리 받아들여야 한다. 영어를 잘 못 알아 듣는 것을 당연히 여기고 자신의 영어실력과 상관없이 최대한 열심히 나름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습득해야 한다.

유학생활의 성패는 이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생각처럼 쉽지 않고 자존심이 팍 상해 눈물이 날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빨리 극복해야 한다.
경험으로 보면 성격이 털털한 학생들이 빨리 적응하고 명문대에 성공적으로 진학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유학을 온 뒤 성적이 시원치 않으면 대부분 영어 탓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의외로 많다.

필자가 재직중인 학교에서 성적이 가장 우수한 학생은 이스라엘에서 온 지 얼마 안 된, 영어가 아직 익숙하지 않은 학생이다.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자신만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습득했기 때문일 것이다.
해외 유학에 긍정적인 사람들을 만나 그 이유를 들어보면 뭔가 공통점이 있다.
한 학부모가 자기 아들 사례를 얘기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이 학생은 매우 소극적이고 매사 자신이 없는 학생이었다.

조기 해외 유학을 한 이 학생은 어느 날 학교에서 축구 경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경기중 무심코 서 있는 이 학생 앞으로 우연히 공이 굴러와 그냥 살짝 차기만 했다. 그런데 갑자기 관중석에서 환성이 터져나왔다. 다른 학부모들이 마치 자신의 자녀가 골을 기록한 것처럼 환호한 것이다. 이 학생은 자신이 정말 잘해 골을 넣은 줄 알고 더 열심히 뛰었다.

이후 이 학생은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해 학업에서도 좋은 성과를 이뤘다는 것이다.
미국 명문대에 유학 간 어느 대학원생이 그 학교 단과대 학생회장이 됐다는 소식이 최근 보도된 적이 있다. 한국에서 온지 얼마 안 된 고등학생이 영어가 아직 능숙하지 않은데도 학생회의 주요 멤버가 돼 친구와 교사들로부터 인정받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이것은 학생이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면 인정을 받게 되는 미국 학교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자신만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습득하면 학생은 자신감을 갖는다. 이 자신감은 유학생활을 성공적으로 해나가는 데 매우 중요한 동기가 된다.
이런 자신감을 가지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첫째, 성실한 태도로 학교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미국 교사들이 성적(GPA)을 매길때 고려하는 주요 요소는'학생이 얼마나 한결같이 최선을 다했느냐'이다.
한국에서는 수업시간에 태도가 좋지 않더라도 시험만 잘 보면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어느 학생이 수학에서 A를 받았다면 이 학생이 교사의 요구대로 학업과정을 잘 따랐다는 의미가 더 강하다.

둘째, 기록을 정리·보관하는 습관을 권하고 싶다.
일기장 뿐만 아니라 학교 공부, 숙제, 노트, 학사 일정 등 가능한 한 모든 기록을 항상 보관하고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에서는 말로 하는 것은 대부분 효력이 없다. 서면 기록을 받지 않으면 효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 낫다.
영어 때문에 받는 불이익을 최소화하는 방법은 반드시 기록을 요구해 잘 보관하는 것이 좋다. 나중 문제가 생기면 이 기록을 제시하고 상황을 풀어가야 한다.
질문이 있을 경우 말보다는 글로 하고, 답변도 반드시 서면이나 이메일로 받는 것이 좋다.
유학생활 초기 때 기록을 잘 정리·보관하는 것은 언어장벽으로 생길 수 있는 실수를 방지하는데 좋은 자료가 될 수 있다. 유학생활 때 학생들이 필수적으로 키워야 할 습관이다.

존 김/ 미국 밸리토라 고등학교(Valley Torah High School) 수학교사/ 카플란센터 코리아 SAT 수학 강사

02-3469-1438, www.kaplan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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