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부 "익산 조류 인플루엔자 고병원성으로 판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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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지난 2004년 2월 이후 2년반여만에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는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가 또다시 발생했다.

농림부는 25일 "국립수의검역과학원의 정밀 검사 결과 지난 22일 전북 익산 양계장에서 발견된 바이러스가 위험성이 크고 사람에게도 전염될 수 있는 혈청형 H5N1의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vian Influenza)로 최종 판명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메뉴얼에 의거, 발생 농장으로부터 500m 반경 안에서 사육되고 있는 6개 농가 23만6천마리의 닭과 오리 등을 모두 살처분할 방침이다.

전북도는 25일 오후 2시께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던 함열읍 석매리 이모씨의 농장에 있는 닭 7000여마리, 개 2마리 등을 살처분 했다. 전북도는 또 25일 오후부터 방역대를 이씨의 농장으로부터 반경 10㎞로 확대해 20여개의 통제 초소를 설치, 모든 가축의 이동을 엄격히 제한하고 통행 차량에 대해서는 소독을 실시했다.

고병원성이 확인된 이상 발생 농장에서 달걀을 공급받은 익산 소재 부화장 2곳에서 현재 부화 중인 종란 600여만개와 3㎞ 반경내 '위험지역'에서 생산된 닭과 오리의 식용란과 종란은 모두 폐기된다.

또 당국은 반경 10㎞를 '경계지역'으로 설정하고 당분간 이 지역 닭.오리 등 가금류의 이동을 금지하며 농장 소독, 외부 출입자 통제 등 차단 방역을 강화할 예정이다.

농림부에 따르면 발병 농장의 반경 500m~3㎞ 사이 19개 농장에서 37만1천마리, 3㎞~10㎞ 사이 196개 농장에서 443만8천마리 닭과 오리가 사육되고 있다. '경계지역' 안에 현재 모두 221개 농가 500만여 마리가 있는 셈이다.

질병관리본부는 현재 인체 감염을 막기 위해 농장 종사자, 살처분 관련자 및 방역 요원 들에게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고 보호복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병든 닭과 직접 접촉한 경우에만 AI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이 바이러스가 섭씨 75도에서 5분 동안 열처리하면 완전히 죽기 때문에 닭고기를 익혀 먹으면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이번에 발견된 혈청형 H5N1형 AI는 지난 2003년 12월 충북 음성에서 발생, 2004년 3월까지 전국 10개 시.군 19개 농가에 퍼져 530만마리의 닭.오리가 살처분되는 등 1천500억원 상당의 손실을 입힌 것과 같은 종류다.

☞조류인플루엔자(AI)=닭ㆍ오리ㆍ타조 등에 나타나는 바이러스로 대부분은 증상이 가벼운 저병원성이다. 그러나 고병원성 AI는 사람에게 감염되고, 전염성이 높다. 고병원성 AI는 2003년 한국ㆍ태국ㆍ베트남 등에서 발생했으며 유럽ㆍ아프리카 등 현재까지 43개국에서 발견됐다. 철새가 도래하는 11월초~12월에 주로 발생하며 지금까지 10개국에서 153명이 감염으로 숨졌다.

서울=이지은기자 익산=장대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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