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12월 18일의 14대 대선은 민주당 김대중(DJ)과 민주자유당(민자당) 김영삼(YS)이 각축을 벌이고, 통일국민당(국민당) 정주영이 변수로 작용하는 구도였다. 나(DJ)는 YS와 초박빙의 경쟁을 벌이고 있었지만 승리를 믿었다.
그런데 대선을 두 달 앞둔 10월에 선거판을 뒤흔드는 색깔론이 또 불었다. 안기부가 기획한 ‘남한조선로동당 중부지역당’ 간첩단 사건이다. 순전히 나의 선거를 망치기 위해 조작됐다.
안기부는 ‘북한에서 남파된 거물급 간첩 10여 명이 10여 년간 암약했으며 사회 각계각층 400여 명을 조직원으로 포섭해 대남 적화공작을 해 왔다’고 발표했다. 중부지역당에서 압수했다는 암호와 암호해독기, 무전기 등도 전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