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3월 9일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연설을 했다. 나, 김대중(DJ)은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한반도 냉전 구조를 해체하고, 항구적인 평화와 남북 간의 화해·협력을 이루고자 한다”고 역설했다. 이른바 ‘베를린 선언’이었다.
구체적으로 ①남북 경협을 통한 북한 경제 회복 지원 ②한반도 냉전 종식 및 평화 정착 ③이산가족 문제 해결 ④특사 교환 등 당국 간 대화를 담은 4개 항을 천명했다.
대통령 취임 이후 나는 남북이 냉전 시대를 끝내고 화해와 협력으로 평화 공존 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대북 포용 정책, 즉 ‘햇볕정책’을 꾸준히 추진했다. ‘베를린 선언’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한 것이다.
북한은 햇볕정책을 별로 믿지 않았다. 햇볕정책이 이솝 이야기에 나오는 ‘망토 벗기기’로 이해하며 북한의 체제를 바꾸려는 불순한 의도라고 폄훼했다. 햇볕정책을 흡수 통일을 위한 술책 정도로 이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