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로봇이 빌딩 짓는 시대 "성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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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로봇이 빌딩을 짓는 건설자동화가 일본에서 빠른 진전을 보이고 있다.
기능공부족을 해소하고 공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빌딩건설의 기계화공법을 개발하려는 건설회사의 노력들이 이제 실제공사에도 일부 응용되는 실용화단계로 들어섰다.
선발주자인 대림조는 지난여름 「전자동 빌딩건설 시스팀」을 개발했다.
기둥·서까래·바닥·벽 등을 세우고 붙이는 일을 자동화, 기존 공법의 10% 인원으로 공사기간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게 동사의 주장.
예전에도 건설현장에서 마루 깔기 정도는 로봇화 한 예가 있지만 개별작업의 로봇화만으로는 생산성향상에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로봇화의 개념은 「로봇사용을 전제로 한 빌딩공정 그 자체의 변혁」에 맞췄다는 게 이 회사의 기본전략.
새 공법적용을 위해선 옥상 쪽에 이른바 「슈퍼컨스트럭션(SCF)」이란 조립물을 사전에 설치한다. 이 SCF가 자동화 공장 격인데 내부에 설치된 천장주행크레인에는 용접·검사 등의 작업에 맞춰 각종 로봇이 장치되어 있다.
공장에서 생산된 기둥과 내외벽재 등의 조립식 자재를 자동차고에서 컴퓨터의 지시를 받아 엘리베이터로 SCF로 들여오면 로봇이 조립하고 조립이 끝나면 SCF는 실린더가 늘어나 1층으로 올라가 다음 층을 조립하게 된다.
이 작업은 단순·반복되는 고층빌딩건설에 유리해 제1탄으로 내년6월 관서에 착공되는 32층 고층맨션건설에 적용키로 결정돼있다.
대성건설은 지난10월 「T·업」공법이라는 종합기계화 고층빌딩 시공시스팀을 발표했는데 20층 짜리 빌딩의 경우 공기를 20개월로 종전보다 30%짧게 하고 인원도 70%정도 줄이는 반면 코스트는 기존방법과 거의 같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공사중의 지진과 바람에 강하다는 것이 동사의 자랑.
죽중공무점이 시행하는 방식도 옥상부분부터 시작한다는 점에서 다른 사와 마찬가지인데 이미 나고야시에 12층 짜리 빌딩 건축에 이 방법을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그러나 이 빌딩 위에 마이크로웨이브회선이 지나가 10∼12층 부분만 적용하고있다.
빌딩건설의 로봇화는 21세기의 기능공 부족시대를 맞아 건설 각 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이의 실현은 의외로 빨리 닥치리라는 예상이다. <박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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