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날개 달고 가려다 날개 꺾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23일 오후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계약 파기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한 뒤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을 나서고 있다.김태성 기자

"날개를 달고 날아가려 했는데 그 날개가 꺾였다."

국민은행 강정원 행장과 김기홍 수석부행장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론스타의 계약 포기 선언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유감과 아쉬움을 토로했다. 강 행장은 특히 "미래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외환은행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매도자(론스타)와 관련해 여러 가지 예기치 않은 상황이 전개돼 매수계약을 완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언제 어떤 식으로 계약 파기를 통보받았나.

"오늘 오후 4시40분쯤 론스타의 쇼트 부회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계약 파기 이유는 밝히지 않았으며 계약 당시 조항에 근거해 계약을 파기한다는 내용이 전부였다."

-예기치 않은 상황으로 계약을 완결하지 못했다는 뜻은 뭔가.

"론스타 측과 계약 조건 협상에는 그다지 큰 이견이 없었다. 검찰 수사와 정부의 승인 등을 계약완료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는데 그게 안 됐던 것이다."

-론스타와 재계약 가능성은 없나.

"가능성이 있다고 얘기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은 론스타 측에 달려 있다."(※김 수석부행장은 이에 대해 원론적 차원에서 한 발언이라며 가정을 전제로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첨언했다)

-향후 해외 진출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외환과 기업 분야에 강한 외환은행과 합치면 해외 진출이 아주 빨라질 것이라는 점은 인정한다.장기적으로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국내에서도 리딩뱅크로서의 1위 전략에 지장을 받을 것 같은데.

"지금까지도 두 발로 잘 걸어 왔다. 날개를 달려고 했는데 그 날개가 꺾인 것뿐이다.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현재도 압도적 1위를 보이고 있는 개인금융 분야 외 다른 분야에도 1위에 오를 수 있었는데, 그게 안 된 것뿐이다."

최준호 기자<joonho@joongang.co.kr>
사진=김태성 기자 <tsk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