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문화·기후 넘어 종합 2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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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여성 혼자 밤에 외출하는 것은 가급적 삼가기 바라며…." "카타르 방송 알자지라, 대사관 등은 테러의 목표가 될 수 있으니 방문을 삼가고…."

22일 서울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한국 선수단의 도하 아시안게임 결단식이 열렸다. 결단식은 오후 3시부터였지만 선수단은 한 시간 먼저 도착했다.'안전교육' 때문이다. 내용의 큰 줄거리는 '테러 대비와 이슬람 문화에 대한 이해'였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1974년 테헤란(이란) 대회 이후 32년 만에 중동에서 열린다. 극동에 위치한 한국으로서는 가장 먼 곳으로 떠나는 것이다. 6시간의 시차가 있고, 일교차가 크고, 음식문화가 완전히 다르다. 37개 종목 832명의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하는 한국은 '금메달 70개 이상을 따내 일본을 제치고 종합 2위를 지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시차.기후.문화의 벽을 넘어야 한다.

◆ 시차=선수단은 6시간의 시차를 고려해 밤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남자 태권도 윤상화 감독은 "오전 훈련을 생략하고 오후 2~4시, 저녁 8~10시, 밤 11시30분~12시30분 등 세 차례로 나눠 훈련하고 있다. 특히 현지시간으로 오후에 결승이나 준결승이 열리므로 밤 훈련에 더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축구 대표팀은 일찌감치 카타르 인근 아랍에미리트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 기후=카타르의 12월 날씨는 우리의 초가을 날씨와 비슷하다. 그러나 일교차가 15~18도로 한국보다 더 크다. 낮엔 더 뜨겁고, 밤엔 더 차다. 여자 펜싱 김영호 코치는 "감기라도 걸리면 지금껏 흘린 땀이 다 허사"라며 "뜨거운 나라지만 일교차가 크다는 말을 듣고 파카까지 준비해 간다"고 말했다.

◆ 음식=핸드볼 대표팀은 쌀, 김치, 라면 등 부식거리와 식기를 꼼꼼히 챙겨놨다. 현지 음식이 입에 맞지 않으면 제 컨디션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세 차례 연속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여자 핸드볼 허순영(31)은 "중동은 처음이라 더 철저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김국현 펜싱 총감독은 "경기장과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교포가 운영하는 민박을 잡아놨다"고 말했다.

선수단 기수는 남자농구의 이규섭(29.서울 삼성), 남자 주장은 사격 박병택(40.KT), 여자 주장은 펜싱 서미정(26.강원도청)이 맡았다. 선수단 본진은 28일 오전 10시40분 대한항공편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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